되풀이되는 역사와 남북관계
되풀이되는 역사와 남북관계
  • 김영삼우리민족사무처장
  • 승인 2011.02.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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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역사에 대한 반성과 규명 없이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은 인류가 걸어 왔던 경험을 통해 많은 위정자들에게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그 만큼 역사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규명 없이는 올바른 현재를 설계할 수 없으며 희망찬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19년 2월 8일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여든 조선 재일 유학생 400여 명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였고,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며 민족의 궐기를 촉구했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가도로 나선 학생들은 출동한 일경과 몸싸움을 벌이다 강제 해산되고 주동자 30여 명은 체포되었으며 이는 다음 달 서울에서 이루어진 3·1 독립선언의 도화선이 되었다.

한일동맹 vs북중협약

2011년 1월 11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한-일 군사협력을 심도 있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한일 군사동맹을 지향하는 시발로 보인다.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에 이어 군사동맹으로 이어져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해주는 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100년의 시기를 전후로 나타난 두 사건이 데자뷰(deja vu)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100여 년 전 동학농민전쟁의 내전을 틈타 한반도에 진출한 일본에 의해 강제 병합되고 이후 남북이 분단됨으로써 20세기 초반 세계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던 한민족의 불우한 역사가 21세기 벽두에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들 속에 나타나고 있다. 남북분단의 현실은 화해와 협력을 뒤로 하고 남북대결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G2를 겨루는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정책 속에서 남북은 한반도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러한 틈새에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국과 북한은 함경북도 나진을 자유무역지대로 개발하기로 하고 나진항에 대한 50년 사용권에 대한 협약서를 체결하였다. 중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동해진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나진항을 통해 중국 동북지역의 화물과 북한 북부의 석탄, 철광을 실은 중국의 화물선들이 상하이 등 중국 남부 산업지대를 왕래하게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권영경 교수(통일교육원)가 지난해 4월 평화재단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린성-나진항-중국 동남 연해 항로’를 중국 내항으로 중국은 확정했다는 것이다. 내항이라는 의미는 국가 간 수출입 화물이 아닌 국내 화물로 간주하는 것이고 자국 화물선의 보호 명목으로 중국 함대가 동해를 자유롭게 오가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을 일본은 자국의 생명선을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한국과 함께 군사동맹을 통해 중국 함대의 동해 진출을 봉쇄하려 할 것이며 이러한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미일 군사 동맹에 이에 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남한의 정책은 결국 중국을 자극하고 중국은 북한과의 적극적 협력 또는 압박을 통해 방어망을 형성해 갈 것이다. 동북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중국, 미국과 일본의 구도 속에서 남북한 모두 100여 년 전의 그때처럼 한반도에서의 이니셔티브를 상실한 채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미래가 규정될지 모른다. 중국과의 관계는 한번 맺으면 역진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중국의 영향력이 동해로 팽창하면 중국에 종속될 것을 북한은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남북한 진정어린 대화나서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지하자원에 대한 남북한 공동개발과 활용에 대해 강한의지를 나타냈다고 한다. MB정부의 출범과 함께 이러한 논의는 사라졌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다. 남북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신속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북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통 큰 전환이 필요하다. 100여전 세계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남북한 모두의 단결과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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