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서식지 없애는 광주천 공사와 영산강사업
수달 서식지 없애는 광주천 공사와 영산강사업
  • 박경희
  • 승인 2010.10.0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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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광주전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올해 2월 광주천 도심구간에서 수달이 발견되면서 시민과 광주시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동물로 하천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다. 즉 건강한 하천생태계를 상징하는 지표종인 것이다. 이러한 수달이 수질오염이 심각하다고 알려진 광주천 도심, 양동복개상가 구간에서 발견되자 그 이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다.

광주시는 유지용수 공급으로 인해 광주천의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선전하기에 급급했고, 환경단체는 영산강 사업과 광주천 상류 구간에 대한 공사로 인해 서식처를 잃은 수달이 쫓겨 내려온 것으로 보았다.

수달은 건강한 생태계 상징하는 지표종

이렇게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동안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조사가 없는 상태에서 이번 사태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2007년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조사로 광주천 상류 제2수원지와 선교제를 서식지로 광주천에 수달이 활동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이유를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녹색연합은 수달 보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달 서식 실태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와 단체, 전문가가 함께 실태조사를 진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지난 주 광주시와 전문가, 환경단체, 시민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광주천 야생동물 조사 활동’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매월 1회 수달을 중심으로 광주천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을 조사하고 이후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번 활동은 민관이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점, 한 번 하고 마는 일시적인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반가운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라니, 두더쥐의 흔적은 물론이고, 용연정수장 아래와 설월교 아래에서 총 5개의 수달 배설물을 발견하였다. 

하천 공사로 인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달이 광주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수달이 지속적으로 광주천에서 서식하고 활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수달의 발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수달이 살 수 있는 광주천’의 환경을 조성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정은 매우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4대강 사업이 수달 생명 위협해

현재 광주천 상류 용연마을에서 교동교까지 하천 폭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영산강 전 구간이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달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조사에 동행한 한국수달보호협회 하정욱 광주지회장은 “공사로 인해 환경이 변하고, 활동 공간이 한정되면서 고립되어진 수달은 번식이 어렵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수달이 살 수 있는 하천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살기 가능한 하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4대강 사업처럼 일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하천 공사는 수달은 물론이고 하천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을 위협하고 있고, 이것은 결국 인간의 삶을 위협할 것임은 분명하다.

수달이 어렵게 얼굴을 내밀어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은 우리들에게 환경의 위기를 알리려는 처절한 몸짓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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