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시장서 이주여성들 ‘신바람 ’ 나겠네
양동시장서 이주여성들 ‘신바람 ’ 나겠네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09.17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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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장 양동시장 다문화가족 행복장터
“자국문화·고민 나누는 사랑방구실 됐으면”

▲ 개장을 하루 앞둔 아시아전통음식점 개업시식회에 온 손님들이 베트남, 중국, 일본 3국의 음식을 맛보고 있다.
17일 정식개장을 하루 앞두고 찾은 광주 서구 양동시장 다문화가족 행복장터 ‘무지개마을’. 이주여성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은 한가위 전에 서둘러 개장준비를 마치느라 정리정돈에 여념이 없었다.

양동시장 상가2층 ‘양동문화센터’ 165m²(약50평) 공간에 자리한 다문화가족 행복장터는 일본, 베트남, 중국 등의 음식을 내는 아시아전통음식점과 식재료판매점, 다문화공방, 전통찻집으로 구성됐다.

다문화가족 행복장터는 광주시가 정부의 문화관광 형 시장 육성사업과 연계해 양동시장 2층에 건물을 증축하고 서구청이 건물위탁을 위임받아 문을 열게 됐다. 운영은 광주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어울림다문화센터, 다문화지원네트워크 등 5곳이 공동으로 맡았다.

식재료 판매점에 들렀더니 벌써부터 소문을 듣고 온 이주여성들이 물건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태국서 물 건너 온 커리스프며 베트남 쌀국수, 갖은 양념 등 어지간한 구색은 얼추 갖춘 느낌이다.

한 일본 이주여성은 “필리핀산 코코넛 가루라는데 저도 처음 봤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천연재료라고 해서 아기한테 우유 넣고 이유식 삼아 먹여 보려구요.”하고 두 봉지를 꺼내들었다.

고을석, 하야시 마찌꼬 부부는 “손님들 상대하는 장사라고는 처음”이라며 아직은 서툰 손놀림이지만 물건 진열에, 계산에 땀을 뻘뻘 흘렸다.

점주 고을석씨는 “이주여성들이 고국과 음식이 그리워도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힘들어했는데 이곳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더불어 서로 어울려 자국의 문화도 나누고 사랑방 구실을 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그 옆으로는 다문화공방이 자리를 잡았는데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에서 만들어진 공예품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하야시 마찌꼬씨가 물건을 사러 온 이주여성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가장 북적거리는 매장은 단연 먹거리매장. 점심시간을 맞아 음식을 맛보려는 이들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매장에서는 일본, 중국, 베트남 세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들이 각각 창업주로 공동입점을 했다. 

재일교포 임장선(54)씨 부부가 운영하는 일본음식점은 생라면과 쇠고기덮밥(규동) 등의 메뉴를, 부티 홍란(30)씨가 맡은 베트남 코너는 월남쌈, 쌀국수를 주요 메뉴로 내놓았다. 두바이링(34)씨와 친정어머니가 운영하는 중국 코너는 만투튀김, 마파두부 덮밥 등 정통 사천요리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가격대도 4천~5천원으로 시중의 외국음식점보다 무척 저렴한 편.

이날 개업시식회에서는 3국의 음식들이 무지개처럼 한 접시에 놓여 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음식을 맛본 정희성(45)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세 나라의 음식을 한 곳에서 고를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시장에서 열리는 ‘토요경매’와 ‘시장유랑단’공연에 내·외국인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주1회 특별코너로 인도,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광주의 새로운 관광코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문화 행복장터의 운영결과에 따라 사업장소를 말바우시장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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