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성매매여성 중 절반 '정신외상'
탈 성매매여성 중 절반 '정신외상'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09.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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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지기 주최, 성매매방지법 6주년 기념 토론회

▲ 지난 14일 오후 광주NGO센터에서 열린 탈 성매매여성들의 PTSD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안혜영 연구원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탈 성매매여성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PTSD)으로 현재 정신과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과거에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혜영 전남대학교 심리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6주년을 기념해 (사)광주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주최로 지난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소재 광주NGO센터 다목적실에서 열린 ‘탈성매매 여성의 정신건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는 올해 7월~9월 사이 광주에 소재한 쉼터, 자활센터, 상담소 등을 이용하고 있는 탈 성매매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심층 면접, 심리검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 중 정신과적 서비스를 현재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24명(20%), 현재는 이용하고 있지 않으나 과거에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은 37명(30.8%)으로 나타났다. 전혀 이용한 적이 없는 사람은 59명(49.2%)이었다.

정신과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들 61명(50.8%)의 정신과적 진단 유형을 보면, 기분장애가 35명(68.6%)으로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가 7명(13.7%), 수면장애 6명(11.8%) 순이었다.

이들이 이용한 정신과적 서비스 유형으로는 약물치료가 38명(64.4%)로 가장 많았고, 개인 상담이 20명(33.9%)이었다.

현재 정신과적 서비스를 받고 있지 않은 조사 대상자들 중에서도 추후 서비스를 희망하는 경우가 35명(39.3%)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경험한 심리적 외상으로는, 지인의 죽음이나 상해를 목격한 것이 32건(19.3%)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 24건(14.5%), 업소와 관련해 구타를 당한 경우 21건(12.7%)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자 중 약 28%는 우울, 불안, 신체화 증상, 적대감과 같은 정신과적 증상을 호소했고 17%는 정신과적 증상을 심각한 수준으로 호소했다. 

안 연구원은 “조사 결과 성매매를 늦게 그만 둔 사람이 외상을 더 많이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며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정신과적 증상을 많이 나타내는 사람이 자아존중감이 낮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탈 성매매 여성들의 보다 진정한 자활을 돕기 위해서는, 국가가 탈 성매매 여성들의 단기적이고 한시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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