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복직해 남은 임기 채울 것”
“KBS 복직해 남은 임기 채울 것”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08.22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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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연주 전 KBS 사장 광주 강연
“김재철 MBC사장 쪼인트 세게 맞긴 한 모양”

▲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65) 전 KBS 사장은 “강제해임은 명백한 불법이며 꼭 다시 KBS로 돌아가 남은 15개월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19일 늦은 오후 ‘광주노동포럼’ 초청으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나의 삶을 통해 본 언론과 권력’이라는 강연을 통해 “나의 복귀는 KBS정상화의 첫 출발이며 나와 함께 그만 두었던 임원들을 다 데리고 돌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사장은 “내 나이쯤 되니까 20대 때로 다시 돌아가 근원적인 고민에 매달리고 있다”며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찾고 있다”고 서두를 꺼냈다.

그는 E.H.K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나오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대목을 소개하고 “역사는 박제가 아니며 지금 시각으로 다시 해석하고 이해해 현실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며 새 정권 들어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을 비판했다.

그는 “획일이 아닌 다양성이 보장된 사회,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사회, 타율이 아닌 자율, 권력집중이 아닌 분산, 독점이 아닌 참여, 불평등이 아닌 평등이 보장되는 사회가 열린 사회”라고 정의하고 “다시 역사가 닫힌 사회로 간다면 그것은 분명한 역사의 퇴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류 부흥의 원인을 “21세기 한국사회가 문화적으로 풍성한 사회가 된 것은 민주주의 10년 동안 억압체제가 없어지고 창의적인 욕구가 분출한 까닭”이라고 진단하고 “이명박 정부의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 다시 닫힌 사회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정 전 사장은 최근 MBC 시사프로 ‘PD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불방사태에 대해서도 촌평을 했다.
그는 “MBC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가서 쪼인트를 세게 맞긴 맞은 모양”이라며 “방송 2시간 전에 방송이 못나가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방송 외에도 경제 분야에 있어 친 기업 대표악법인 금산분리법의 개정,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세 발언 등 신 냉전체제로 불리는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사회의 다양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언론”이라며 “공영방송이 사회적 토론과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사장은 ‘언론이 기성권력의 대리인, 도구로 작용할 때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는 미국 인디애나 대학 언론학 교수 허버스 알철의 말을 인용하며 “최근 잇단 조사에서 언론 자유를 가장 저해하는 요소로 ‘정부나 정치권력, 광고주’가 꼽히고 있다”고 정치·경제 권력에 예속된 언론의 실상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이기는 길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거나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집회에 나가거나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연대의 힘, 한 표가 중요하다, 정치적 활동은 개인적인 것이다’ 등의 MoveOn의 ‘나라사랑 50가지 방법’을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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