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12일 3차 총파업
철도노조, 12일 3차 총파업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5.1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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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상 만료시한 눈앞…사측 교섭 태업
철도공사 170개 조항 중 120여개 개악요구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의 제3차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철도노조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회의실에서 확대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5·12 총파업’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단체협약 만료시한이 오는 24일로 촌각을 다투는데도 공사 측이 ‘진전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공사 측은 지난해 11월 24일 팩스를 통해 단체협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었다. 철도노조 64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전국철도노조는 지난 7일 오후 광주역 광장 앞에서 400여명의 호남지역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철도노조는 공사 측의 무성의한 단체교섭에 맞서 12일 3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 7일 오후 광주역 광장 앞.

호남지역 철도노동자들이 임·단협 쟁취와 노조탄압분쇄, 민주노조 사수를 머리 구호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공공노조 광주전남지부, 민주노동당 지방선거 후보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정한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은 “허준영 사장이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자를  엄중 징계하겠다고 온갖 협박을 일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철도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해 결코 임·단협과 노동조건을 양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MBC 비 조합 간부들은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한마음으로 민주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철도공사 간부들은 사장 말 한마디에 노조와 조합원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노사교섭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허준영 사장 배후론’을 제기했다.
허 사장이 ‘단협해지’를 위해 ‘성실교섭’보다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실제로 지난 4일 실무교섭에서 일부 의견접근이 끝난 조항까지 원점재검토를 밀어붙이는 등 고의적인 ‘태업’을 계속했다.

김 위원장은 “예정대로라면 4일 마지막 실무교섭을 마치고 오늘 본 교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허 사장과 공사가 이전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하는 등 장난질을 계속해 교섭진전을 이룰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철도공사가 170개의 단협 조항 중 120여개의 개악을 주문하고 있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 철도 노동자들은 "5천여 명에 이르는 철도노동자를 해고한 허준영 사장이 노조가 왜 파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소통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현재 철도노조와 공사는 ▲노사합의를 통한 새로운 근무체계도입 ▲휴일·휴가 ▲비연고지 전출금지 ▲부당징계 200% 위로금 지급 ▲인력감축 협의 ▲근무산식 등에서 첨예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백정남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장은 연대사에서 이명박 정권을 ‘뻥치기 사기정권’으로 규정했다.
백 본부장은 “이명박 정권이 2년 전 747 경제를 약속하고 광우병 정국에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했다가 결국 뻥을 쳤다”며 “이번에도 천안함 사건으로 안보이데올로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또 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본부장은 이어 “6·2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지금의 위기국면을 돌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민호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위원장도 ‘요지경 세상’의 ‘권력교체’를 역설했다.
윤 위원장은 “허준영 사장이 5천여 명에 이르는 철도노동자를 해고하고 철도파업을 유도한 당사자”라며 “그런데도 철도노조가 왜 파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 위원장은 이어 “허 사장이 1만2천명 징계 조합원들의 자녀에게 장학금도 주지 않고 마치 철도가 자기 것인 냥 민영화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의 반복을 막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권력을 바꿔야 한다”고 강변했다.

현장조합원들도 ‘파업투쟁 승리’로 화답했다.
문준모 광주지부 부지부장은 “정당한 투쟁을 국민에게 알리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행섭 순천지부 부지부장은 “세상과 역사, 철도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기본적 상식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이명박 정권과 허준영 사장”이라며 “오는 12일 총파업으로 한판 뜨고 6월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김정배 익산지부 부지부장도 “철도노동자는 노예가 아닌 인간”이라며 “치사해서, 더러워서, 살기위해서 싸워야 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조종철 순천지방본부장은 “허 사장이 지난달 24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노조가 왜 파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아무리 무식한 사람이라도 1년 넘게 일을 하면 노조가 무엇을 요구하는 지 알 것인데도 모른다고 한 것을 보면 사장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또 “철도노조는 임금인상과 단체협약의 현행유지를 원한다”며 “3차 총파업 투쟁 승리로 반드시 단체협약을 체결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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