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노사 2차 잠정합의안 ‘암초’
금타 노사 2차 잠정합의안 ‘암초’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4.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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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 인정불가 초강경…21일 찬반투표 파장
노사평화선언·해고자 준수확약서 제출 정면 비판

금호타이어 노사의 2차 잠정합의안이 암초를 만났다.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본부장 백정남·이하 광주본부)가 ‘인정불가’라는 초강경 방침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 당장 21일로 예정된 ‘찬반투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광주본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잠정합의안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합의문에 포함된 ‘노사평화선언’과 해고자에 대한 ‘취업규칙 등 준수확약서’ 제출요구를 정면에서 문제 삼았다.

광주본부는 “이번 합의문에 담긴 해고자 문제해결과 노사평화선언 등이 민주노조의 근간을 뒤흔드는 매우 심각한 내용”이라며 “박씨 일가에게 면죄부를 주고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투쟁의 혼을 거세시키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광주본부는 사측이 해고자 189명에게 요구한 ‘취업규칙 등 준수확약서’를 일종의 ‘노예계약서’로 규정했다.

실제로 준수확약서에는 ‘해고대상자의 근무평점 불량 등 평가결과 인식’과 ‘다시 근무기회를 부여해준 사측에 대한 보은’, ‘해고발생과정의 제반 불법행위와 사규위반 조사 협력’,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민·형사상 이의조치 포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광주본부는 “합의문 안에 금호그룹을 투기성 부실경영으로 내몬 박씨 일가와 경영진들의 죄과는 오간데 없고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내용만 가득 차 있다”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라는 끔찍한 노예계약서를 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규탄했다.

또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다시 정리해고를 할 것이라는 내용을 인정하라고까지 하고 있다”며 “해고자 생계문제를 협박삼아 사상전향서를 강요하는 것은 감히 민주노조에서는 있을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사평화공동선언문에 대해서는 ‘본말전도’라고 개탄했다.

광주본부는 “금호타이어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은 금호자본이 투기성 부실경영을 해서 깨트린 것이지 결코 노동조합 때문이 아니다”며 “쟁의 없는 사업장은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일한 만큼 대가가 주어질 때 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광주본부는 이어 “광주본부 또한 이번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투쟁에서 광주지역 민주노조의 구심으로 자기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통감한다”고 자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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