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정상화 지금부터 ‘시작’
금타 정상화 지금부터 ‘시작’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4.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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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영진 복귀를 위한 회사정상화 안 돼

금호타이어 노사가 지난 1일 22차례의 진통 끝에 ‘잠정 합의안’을 분만했다. 순산이 아닌 난산이었다. 일단 파국의 큰 고비는 넘겼지만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철회와 정상화를 위한 광주전남대책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광주NGO센터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장 잠정 합의안이라는 미숙아를 안고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의 격랑을 해쳐가야 한다. 더군다나 노조는 워크아웃 ‘몸 풀기’ 과정에서 임금삭감은 물론 단체협약에서 많은 것을 양보해 기초체력이 많이 허약해진 상태다. 만약 채권단과 사측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모범생’을 강요할 경우 제약요인은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타노사가 ‘고객 및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노사평화공동선언문’을 발표한데서 기시감이 느껴진다. 선언문의 첫 번째 항목이 ‘평화적 노사관계와 쟁의 행위 없는 평화적 사업장 건설’이다. 평화적 노사관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지만 노조가 ‘쟁의 행위’라는 최후의 자위권을 반납한 형국이다. 힘의 역관계가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만들어질 평화가 누구를 위한 평화가 될 것인지는 자명하다.

경영상 해고통보를 받은 193명은 일단 살아남았지만 ‘조건부 회생’이라는 큰 족쇄를 찼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회사의 취업규칙 등 제반사규와 회사의 업무상 지시를 충실히 준수’해야 하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된 것이다.

미지급 임금과 금품지급 시기가 늦어진 것도 문제다. 노사는 미지급 급여와 상여, 연차수당은 6월말까지 지급하고 기타 학자금과 미지급금, 금품 등은 7월 이후 최대한 빨리 지급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당장 생존의 문제가 발등의 불인 ‘가계경제’가 한동안은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국이다.

그 사이 금호그룹은 주주총회를 통해 박삼구 회장의 아들을 금호타이어 경영이사로 선임하고 임원보수를 인상했다.

금호그룹일가가 도덕적 해이를 넘어 ‘범죄를 재구성’하고 있는데도 ‘노사협상 타결’로 모든 허물이 유야무야 되는 듯하다. 금호타이어 현경영진 복귀를 전제로 한 회사정상화 반대와 경영진 퇴진 목소리가 수면 아래로 급속하게 잦아들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 사태가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 등 지역사회 전체가 우려와 관심을 갖고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촉구해왔다. 비록 협상타결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올바른 회사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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