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업체 ‘출혈경쟁’ 경영난 초래
대리업체 ‘출혈경쟁’ 경영난 초래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3.19 2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소 리베이트 제공·개인고객 무료 콜 남발
대리요금 인상 ‘시장 독·약 논쟁’ 설왕설래

광주지역대리운전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경기불황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출혈’을 키운 것도 한몫했다.

일례로 업소 리베이트를 들 수 있다. 예전에는 리베이트 없이 콜을 받았지만 몇몇 후발업체들이 뒷돈을 주면서 호객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업체들이 너도나도 퍼붓기 영업에 나서면서 대리운전 시장은 혼탁의 나락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터 등 경품제공은 물론이고 많게는 1인당 2,500원에서 2,800원까지 리베이트가 업소에 지급됐다.

그 때문에 광주 3개 콜 연합회는 지난달 23일 업소 리베이트를 1천원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개인금전 거래도 금지했다. 적발 시에는 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남아 있다. 업소 영업비를 기사가 부담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항변인 셈이다.

한 대리기사는 “왜 대리업체 지사장들이 업소주인들에게 돈을 가져다 바치면서 대리기사들에게 그 비용을 떠넘기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개인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무료 콜의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당초 10회 이용에 1회실시 되던 것이 치열한 경쟁으로 3회, 혹은 5회 이용 시 1회 실시 상품까지 등장해서다.

이 기사는 “개인고객 무료 콜을 실시하면서 10회 이용에 한 번 무료이던 대리운전이 3회 이용 때 1회 무료까지 혼탁해졌다”며 “후발업자들의 고객모시기 경쟁이 서로를 물어뜯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대리요금 인상도 ‘변수’다. 요금인상이 자칫 시장의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콜센터 업체가 ‘수수료 인상’을 하면서 ‘대리요금 인상’을 언급한 것에 일부기사들이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한 대리기사는 “요금인상으로 콜 수가 줄어들면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4년 동안 동결된 대리요금을 현행 1만원에서 2천~3천원 올려 현실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리기사는 “처음에는 요금인상 때문에 다소 콜이 주춤할 수 있겠지만 인상폭이 그리 크지 않아 다시 찾게 될 것”이라며 “일단 실행을 해 본 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다시 내리면 된다”고 맞섰다.

문제는 대리업체들의 ‘양심불량’이다.
이 기사는 “대리업체에서 먼저 요금을 올린 뒤 수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기사들을 이용해 요금을 올리려고 수수료를 먼저 올렸다”고 비판했다. 대리업체 사장단들이 요금협상을 위해 수수료 인상이라는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내 3개 콜 프로그램을 한 가지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콜 센터를 통합하면 불필요한 인건비와 판촉비 등을 절감해 대리기사의 수입도 늘릴 수 있어서다.

광주지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대리기사들이 법정직업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4대 보험도 없고 근로기준법 적용도 되지 않는다”며 “대리운전업체들이 자기네 잇속만 챙기려 하지 말고 상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