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매출에 수입은 36,200원
7만원 매출에 수입은 36,200원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3.19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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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시간 야근근무 시간당 평균 6,000원 꼴 수입

광주에는 드래곤, 로지, 인성 등 세 개의 대리운전 운영프로그램이 있다. 대리기사들의 프로그램 접속 순서에 따라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해 콜을 전송하고 배차하는 시스템이다.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운영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한다.

광주지역 35개 대리운전 업체 가운데 22개 업체가 각 프로그램별 연합사로 참여하고 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덩치가 큰 몇 개의 대리운전업체가 포진하고, 그 아래로 중소업체들이 새끼 지사로 참여하는 형태다.

그러다보니 연합사의 입김이 막강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대리기사들은 이번 ‘콜 수수료 인상’과 ‘보험가입 확대실시’ 담합배경에 연합사가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A씨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드래곤과 로지 두 개의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저녁 8시부터 근무에 들어가 새벽 2시까지 일하면서 평균 7번의 콜을 받는다. 한번 운행에 1만원의 요금을 받으니 7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하지만 A씨가 받아든 금액은 36,200원에 불과했다. 시간당 평균 6,000원을 번 것이다.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간 걸까?

우선 A씨는 대리운전 콜센터에 콜 당 3천 원 하는 수수료로 21,000원(7회×3,000원)을 떼어줬다. 두 번의 콜을 더 받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취소했다는 이유로 600원의 벌금(취소 콜 1회당 벌금 300원)을 물었다.

또 콜센터들은 대리기사들에게 매일 2,500원의 일일 관리비를 받고 있다. 보험료(2,000원)와 프로그램 사용료(500원)명목이다. 두 개의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다 보니 5,000원(2500×2)을 지급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 보험 1개만 들어도 3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까닭인지 이번 달 부터는 프로그램별로 보험을 따로 들라고 한다. 세 곳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은 매일 보험료만 6,000원을 지불하고 있다. 콜센터 업체들은 가만히 앉아서 26,600원을 챙겼다.

휴대폰 사용료와 교통비는 고스란히 A씨 몫이다. 두 개 프로그램을 쓰다 보니 핸드폰도 두 대다. 휴대폰 연결료 1,500원과 통화·기본료 2,000원, 픽업차량 1,500원, 택시비 2,200원 등 자부담 7,200원을 제하고 나니 정확히 36,200원이 수중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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