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 기세문
  • 승인 2009.12.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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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문 (전 광주전남양심수후원회 회장)

광주를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 발전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2006년 9월) 동시행령을 발표했다(2007년 7월).

오랫동안 타 지역에 비하여 정권의 혜택을 별로 받지 못해 경제적, 산업적으로 낙후한 광주지역을 문화적으로 육성하여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욕적인 구상으로서, 2023년까지 광주를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문화중심도시계획의 일부를 보면, 광주를 아시아평화예술도시, 아시아문화교류도시, 미래형경제도시로, 그리고 세계를 향한 아시아문화의 창으로 조성할 것이며, 그 핵심시설로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구 전남도청 일원에 걸친 부지 128,621㎡의 넓은 면적에 여러 기념관, 전시관, 예술극장, 도서관 등을 건설하여 광주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로 거듭나는 ‘문화발전소’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이다(2012년 완공).

변방 광주에 ‘아시아’ 간판 부담 

여기에서 말을 바꾸어 간단히 우리 광주의 역사를 살펴보고자한다. 수 십 만년 또는 수 만 년 전의 석기시대(구석기,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는 접어두고, 역사적으로 인정된 것을 보면, 광주지역은 마한, 백제, 통일신라, 후백제, 고려, 조선…의 시대로 변화 발전해 왔다. 광주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마한시대부터라는 것이 통설이다.

최근에 광산구 신창동에서 마한시대의 유물인 옹관묘에서 옹관과 토기 등 마한시대의 생활도구가 출토되었으며, 동구 운림동에서도 ‘석실분’에서 고대의 철편과 토기 등이 발굴되고 서구 효덕동에서도 지석묘가 발견되었다.

이밖에 광주주변인 화순, 나주, 담양 등지에서도 마한, 백제시대의 옹관묘가 발굴되어 여러 가지 고대유물이 출토된 바 있다. 문화사적으로는 마한의 집단가무인 강강수월래, 백제시대의 토속신앙과 불교문화에 근거한 문화가요 ‘정읍사’, ‘선운산가’, ‘무등산곡’, ‘지리산가’, ‘서동요’등이 불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지역은 백제시대에는 무진주로, 고려 태조 때부터 ‘광주’로 불리다가 조선조 숙종 때는 일시 ‘광산’으로 개칭되었으나, 다시 광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광주문화를 말한다면, 얼른 떠오르는 것이 동양화의 거장 의제 허백련, 국창 임방울, 광산의 고싸움놀이, 광주 비엔날레, 현재 눈앞에서 건설 중에 있는 문화전당 등이다.

그러나 이만한 역사성과 문화만으로는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 하기에는 많이 미흡한감이 들 뿐만 아니라 위치상으로도 아시아중심 근처가 되어야 할 것인데 여기 광주는 전혀 엉뚱한 변두리인 것이다.

광주인접 묶어 광주권으로 포괄했으면 

그래서 아시아의 광대한 지역 연대나 교류를 위해서는 우선 내 고장 이 지역에라도 더 넓게 광주권으로 포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광주문화권이라 할 때는 행정구역에 구애받지 말고 광주시뿐만 아니라 면앙정, 명옥헌, 송강정철의 가사문화권, 소쇄원 등 문화 명승이 있는 담양, 성리학자 하서 김인후, 척사위정의 대학자 노사 기정진이 있는 장성과 운주사, 왕인박사유적지, 임백호가 있는 화순, 나주, 영암 등 광주인접 지역을 포함하여 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거리상으로도 차로는 1시간 이내의 가까운 거리인 것이다.

이처럼 좀 더 폭넓게, 여유 있게 생각해봐도 역시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 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하고 허구적인 감이 든다. 미래지향적으로 의욕적이며 이상적인 구상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나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1등 광주’, ‘문화수도’라는 표현이나 칭호도 무리하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아시아’를 부치지 않고 다만 ‘문화중심도시’, 또는 ‘문화도시 광주’라 하는 것이 더 진실성 있고 현실적이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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