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주의국가 미국?
새로운 사회주의국가 미국?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9.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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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룡 (자치분권 전국연대 공동대표)

세계적 금융위기가 끝을 모르고 번져가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세계주요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공동대처와 700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구제 금융으로 그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나 아직 불안과 공포는 가실 줄 모른다.
  
신자유주의를 기치로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미국이 어디까지 추락할까.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시장의 자유’가 만능인 것처럼 주장하며 세계 각국을 누비고 금융제국 미국의 위상과 권위를 과시하던 미국.
  
그들이 이젠 자신들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행위를 하고 있다. 시장의 자유가 이제는 정부의 개입으로 대체되어, 적자재정을 대폭 확대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기업을 사들이고 민주당은 인위적 경기부양책까지를 논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가 아니라 사기업을 서슴없이 정부가 매입 공기업화(?) 하는 것을 보면서 혹시 미국에 좌파정권이 들어선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다.
  
세계적 금융위기 홀로 엇박자
  
이러한 때에 이명박 정부의 대책은 참으로 이해난감이다. 세계금융의 본산 뉴욕 월가에서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마당에 아직도 세계적 투자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느니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했으면 리먼이 안 망했을 거라느니 참으로 믿기 힘든 말만 계속한다.

공기업 민영화도 계속 추진할 모양이고 종부세는 국민의 80% 이상이 폐지에 반대한다는데도 기어코 없애거나 유명무실화할 모양이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미국 다우지수가 구제금융 법안이 상정됐음에도 불안감을 씻지 못해 하락하는데 유독 한국증시만 상승한다. 국내 연기금의 적극적 개입 덕분이라는 해설이다.

이런 역주행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참으로 불안하기만 하다. 환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널뛰기를 하는 나라가 없어서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환차손으로 인해 흑자도산을 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환율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일관성도 없고 기준도 없이 들쭉날쭉 집행되다 보니 결국 시장의 신뢰만 잃고 말았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정부의 경제 살리기 대책이라곤 부동산경기 활성화와 토목건설경기 부양책 등 60~70년대식 토목국가 계획밖에는 없으니 세계적 금융위기에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없다.
  
역주행하다 희생양 될라
  
보수언론까지도 신자유주의 종언을 거론하는 세태를 굳이 들추지 않아도 미국의 허둥대는 모습에서 우리는 새롭게 생각해보아야하는 것은 아닌가. 세금을 줄이고, 복지지출을 축소하고,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기업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불과 몇 달 전 신자유주의 미국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제발 역주행은 그만 하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금융시스템에 위기가 닥치고 뉴욕 월가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이 때, 한국 사람들이 미국사람들보다 더 미국경제를 신뢰하는 기이한 현상은 제발 그만 보고 싶다.

어쩌면 제국의 모순은 그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통해 자신을 완충하는 역사적 교훈이 있기에 우리가 그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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