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인사공채 잡음
광주광역시 인사공채 잡음
  • 채복희
  • 승인 2008.09.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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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모든 사업 주체들은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 낱낱이 공개되는 점에 대해 무척 큰 부담을 느낀다. 이해하자는 시각에서 해석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어떤 한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고 검토되는 과정에서 외부로 널리 알려져 공론화 되면 자칫 왜곡되거나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와 사업 진행이 더뎌지고 일의 주체들을 피로하게 만드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알리는 중간 매체가 그 사안 자체를 정확한 언어로 지적하지 않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파장이 커져 수습하는데 세월 다 보낼 수도 있다.

 다수를 이해· 만족시키는 방식
  
그러나 일의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결국은 다수를 이해 ? 만족시키고 뒷말이 줄어들며 시민 참여도를 높이는 등 사회 민주화를 앞당기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따라서 약간의 논란을 빚을지라도 무슨 사업이든 공개하고 가능한 많은 의견들을 들어가며 일을 추진해 가는 게 더 바람직하지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갈등과 의혹에 따른 분열, 잡음 등등에 의해 사회의 분위기가 흉흉해 질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일들이 비록 부담을 안고 있을망정 시작부터 공론의 장으로 나와 시민들의 의견을 묻고 나아가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형식만 공개해 진행할 뿐 내용을 알고 보면 여전히 연고와 정실, 로비 등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일이 아직도 많다. 공개 절차는 다 밟긴 밟는데 죄다 ‘자기 편’ 혹은 ‘거수기’만을 들여다 놓고 결론 내리는 행태들이다.

그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들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시민단체 혹은 국책연구소 등의 몫일 것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대학 지원을 하는 방식을 바꾼 것도 진일보한 모습으로 평가할 만하다. 예전에는 대학을 평가하고 지원할 때 각 대학에서 연구제출한 문서가 기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평가 항목들을 책정해 각각을 비교한 후 점수로 환산, 총점이 높은 순위로부터 지원액을 정해 나누었다. 거의 모든 대학이 신청했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지원을 받게 되었다.
  
평가 항목들은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장학금, 교육기반 시설 여부, 학생  충원율, 우수 인재 유치 정책, 국제 교류사업 등 2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것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예컨대 전체 학생 중 장학생이 차지하는 비율과 지급 액수를 밝히고 기준표에 의해 나온 점수를 더해 결과치를 보면 대학 우열이 한눈에 가늠된다.
  
그동안 문서위주의 심사는 어쨌든 주관성이 더 강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실과 연고, 봐주기 등이 가능했을 것으로 진단한 뒤 보다 나은 평가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항목들을 연구 개발해 논란과 의혹의 여지라곤 없이 보완해 가면 완벽해질 것이다.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의혹
  
사람을 뽑는 문제도 다르지 않다. 최근 광주광역시가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과 환경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 응한 최종 후보자들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그 이유를 ‘후보자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응모한 후보자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 경력 등이 뒤처진다고 판단되면 면접에 응하지 않을 수 있어 재공모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 했다 한다.
  
보도에 나온 그대로라면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응모 후보가 할 걱정을 왜 미리 나서, 그것도 짐작에 의해 대신 해주고 재공모하는 부분도 당연히 재공모하면 됐지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미리 용의주도한 예방책을 내놓는단 말인가.

결국 쏠리는 의혹은 미리부터 내정해 두고 형식적 수순 밟기로 볼 수밖에 없다는 대목에 이른다. 왜 그런 얄팍한 수를 지금도 마구 부리는지 광주광역시도 참 어지간한 지방정부다.
  
뭐니 뭐니 해도 인사가 가장 어렵다고는 한다. 손발이 맞아야 하고 성격도 한 몫 한다. 일만 잘하는 괴팍한 사람보다는 성격 무난한 사람이 조직에 더 보탬이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새로운 기준과 가치들이 등장하고 그에 맞게 변화하도록 늘 요구하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것은 오랫동안 투쟁해가면서 획득해가고 있는 민주적 가치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더더군다나 이곳은 다른 곳도 아닌 빛고을 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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