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도시 두 가지 발견
광주문화도시 두 가지 발견
  • 채복희
  • 승인 2008.08.1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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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문화전당 건립을 필두로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현재진행형으로 구축 중이다. 비록 숱한 논의를 거치며 온갖 의견들이 좌충우돌한다 해도 그것은 중도에 그치거나 좌절되지 않고 한발 한발 나아갈 것이다.

국비 및 지방비로 지원되는 사업비가 소진될 때까지 광주시민들과 각급 기관, 단체, 사업체들은 사업을 완수시켜 갈 것이며 그 중 재생산되어 부가가치를 창출, 지역의 미래를 열어주는 효자도 몇 개쯤 탄생할지 모른다.

그 모두가 불확실한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당대인들에게는 지극·지당한 역할과 임무로서 충실한 삶을 영위하는 조건으로 작동함은 물론이다.

가장 비극적 결말이 온다면
  
사실 문화도시의 미래는 분홍빛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가장 비극적인 결말은 권력에 눈먼 자와 탐욕에 찬 예술가, 그리고 재활용도 못하는 쓰레기와 폐기물 덩어리만 남긴 채 국민들의 세금만 분탕질하고 빈 손바닥 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역사의 교훈들은 오늘의 삶을 그렇게까지 오욕스럽게 만들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가치로 여전히 남겨져 있다. 거기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문자는 과거를 낱낱이 기억하게 만들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거지를 함부로 놀리지 않게 해준다.
  
광주는 문화중심도시로 간다-이는 어느덧, 어느 정도 광주인들의 화두가 됐다.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5조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아무리 적게 계산해 봐도 사업이 진행될 때까지는 광주의 사방 여기저기서 윤택한 기름기들이 번들거릴 것이다.

예술창작자들과 문화기획자들도 몸놀림이 바빠지고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도 활발해져 잘 활용하면 시민 개개인들이 삶의 품격을 높일 수 있으려니와 새로운 직업군 발견도 가능하다. 생태적 도시로 가는 노력도 가열차 쾌적한 환경 조성에 따른 질 높은 생활이 열린다.
  
여러 문화 활동의 결과물들은 가시적, 불가시적 두 개의 경우를 낳는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은 당연히 만들어진 형상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시민들의 높아진 생활환경과 자부심, 가치관과 세계관 등등일 것이다. 이중 가시적 가치들은 어쨌건 불가시적 가치를 한발이라도 앞서 성취된다.
  
도심에 조각상이 설립되고 예술성이 담긴 공원과 흐르는 강의 다리위에 나타난 조형물들, 도시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불빛들은 함께 살아왔던 도시 공간에 갑자기 생기를 불어넣고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놀라게, 어쩌면 의아하게도 만들 수 있다.

간혹 이것들은 생각지도 못한 반향을 일으켜 그 도시의 명물로 떠오르게 되고, 시민들의 마음에 평안과 행복감을 안겨줘 그곳에 살아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절실히 요구되는 진정성
  
그러나 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형상들은 논란, 거부감과 혐오를 불러오고 시간이 흐르면서 진행 과정의 이해할 수 없음에 따른 반목과 갈등, 불신을 가져오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문화중심도시 사업보다 먼저 지난 2001년 시작되었던 광주 금남로 조각의 거리 조성사업은 후자의 결과를 가져왔다. 시민들이 바라는 바의 정반대로 진행된 이 사업은 1차 단계까지 그대로 강경하게 밀고 나갔으나 2차는 시민사회의 거센 반대에 밀려 가까스로 멈춰졌다.
  
금남로는 광주시민들이 무등산과 더불어 가장 사랑하는 장소다. 친밀감에 역사성을 더한 장소이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던 것이다. 오늘 현재 이미 조성돼 여전한 비난을 받고 있는 20여기의 조각 작품들은 그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과는 별도로 어디론가의 장소로 ‘치워짐’을 당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게 됐는가. 다시 얘기할 가치도 없다. 금·권력에 눈먼 정치적 노림수, 욕망에 찬 예술가, 개발위주, 한탕주의 사고방식, 그리고 시민사회에도 책임 하나를 묻자면 자신이 속해 있는 공간에 대한 무관심 등이 어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광주는 문화중심도시로 간다-절실하고도 간절하게 진정성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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