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촛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6.05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신 (통일사회연구회 회장)

현 시기는 한마디로 격동기라 할 수 있다. 격동기란 1944년부터 53년까지 해방과 더불어 전쟁을 겪었듯이 사회의 변화속도가 매우 빠르고 변화방향이 질적으로 전혀 다른 시기를 말한다.

테러지원국 해제와 촛불

우리는 64년 만에 새로운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상징이  바로 테러지원국 해제와 촛불이다. 테러지원국 해제는 한반도에서 냉전시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걸림돌이다.

이 걸림돌이 사라지면 북한과 미국은 평화협정과 수교라는 어려운 절차를 통해 서로의 최고 목표인 미군철수와 핵무기를 맞바꾸게 될 것이며, 이는 폭우와 폭설을 뿌리며 60여 년 동안 한반도 상공에 머물던 한랭전선이 물러가고 대지에 단비와 따스한 햇볕이 고루 비추는 온난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같다.

겨울에 꽃씨를 뿌리면 꽃을 피우지 못하지만 이제는 마음 놓고 씨를 뿌릴 수 있는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테러지원국 해제가 평화통일의 기상조건이라면 촛불은 꽃씨라 할 수 있다.

중·고생들이 밝힌 촛불은 대선과 총선 패배 이후 보수로 흐르던 사회분위기를 확 바꿔버리면서 좌절하고 있던 어른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고 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5·18과 6월항쟁을 겪으며 민주화를 이룬 부모들에게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고와 뚜렷한 자기주장과 개성있는 다양성을 밥상머리와 생활에서 배운 세대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2000년 6·15선언을 통하여 냉전논리로부터 자유로운 10대, 20대가 6·15시대의 새 물결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2년 후 붉은 악마와 미선, 효순 촛불시위로 4년 후에는 탄핵반대 촛불로 이제는 미친소 반대 촛불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놀란 미국은 촛불 노이로제(신경 과민증)에 걸려 있다.

10대들에게서 어른으로, 청계천에서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는 외침 속에는 국민들의 강렬한 의지와 염원이 담겨있다.

먼저 촛불은 20세기 낡은 가치관이 사라지고 21세기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을 알리는 불꽃이다.

사람보다 돈을, 평등보다 권위를, 개성보다 획일을, 다양성보다는 흑백논리를, 환경보다 개발을, 과정보다 결과를, 여자보다 남자를, 내 민족보다는 강대국을 앞세운 20세기 가치관은 미친소와 대운하로 몸부림치며 종말을 고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실용주의는 낡은 가치관의 최후발악이다.  촛불은 돈이 지배하는 사회,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를 거부하고 사람중심, 생명중시의 철학을 담고 있다.

그리고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라는 민본주의에 기초하여 국민주권을 스스로 쟁취하고 세계와 자기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기 위한 불꽃이다.  그리고 촛불은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치철학과 정치방식에 대한 저항이다.

촛불은 독선 정치에 대한 저항


대통령 지지율 23%가 말해주듯이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이는 오만과 독선에 대한 저항인 동시에 새로운 정치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요구다.이명박 대통령은 혼돈의 시대에 반짝 영웅, 가짜영웅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난세를 밝혀줄 진정한 영웅을 갈망하고 있다.  이제 5·18세대는 6·15세대를 잘 이끌어주고 6·15세대는 5·18세대를 믿고 따르는 상호협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자.

촛불이 남녘땅을 환하게 밝히고 있을 때 베이징에서는 김계관 부상과 미국의 힐 차관보 회동이 성과적으로 끝나면서 테러지원국 해제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더욱 더 많은 촛불을 많이 밝혀 60년 만에 다가온 대격동기를 희망으로 맞이하자.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