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돌아보며
한해를 돌아보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2.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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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칼럼]김싱싱 (광주국제교류센터 간사 )

연말이다. 이맘때가 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은 제대로 지켰는지, 어떤 일을 대함에 있어 소극적이지는 않았는지.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내가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일한지도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시민운동을 하겠다는 거창한 생각보다는 그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 시작하게 된 일인데, 이렇게 오래 동안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광주국제교류센터와 함께 나도 성장해 왔음을 느낀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사회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주어진 일들이 무척이나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충분한 인력이나 재원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처한 현실일 것이다. 광주국제교류센터도 마찬가지로 내가 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일하던 간사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고 나 혼자서 모든 사업을 떠안았을 때에는 마치 커다란 산이 내 어깨에 툭하고 얹힌 듯한 부담감과 막연한 불안감에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서투른 걸음마를 한발 두발 내딛던 내가 이제는 제대로 걸을 수 있게 된 지금, 보다 나은 도약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으려고 한다. 내게는 첫 출산이라는 축복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한 시간이다. 뒤돌아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걸어왔던 내게 앞으로 주어질 시간들은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기회로 삼고자 한다. 열악한 근무조건이라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을 대하고,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주어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젊은 대학생들이 광주국제교류센터에 늘 찾아와 주어 힘을 보태주고 있다. 이들에게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재미있고 뜻 깊은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직접 나서 그 일을 기꺼이 하려고 한다. 때문에 이들 대학생들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큰 자산이다. 광주국제교류센터는 이들이 벌이는 난장의 한 가운데 있어야 할 것이다. 이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한 뼘 성장하기보단 공공의 이익을 위해,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그래야지만 광주국제교류센터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연말이다. 내년 연말에는 지금보다 더 행복한 고민을 하고 발전적인 일들을 계획할 수 있길 기대한다. 더불어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그 날이 오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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