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특1급 호텔
광주시의 특1급 호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1.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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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 눈]채복희 시민의소리이사

말썽 많았던 특급호텔 건립 사업계획의 최종 승인이 떨어졌다. 광주시는 지난달 말 지역 건설업체 (주)진흥건설 자회사 (주)AMJ가 제출한 상무지구 특급호텔 관광숙박업 사업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한다. 이제 남은 절차는 착공허가로,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라 하니 결국 사업추진이 확정된 것이다.

이 특급호텔은 거론되면서부터 숨겨진 폭탄의 뇌관마냥 위태롭고도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국제 행사 하나 치르기 어렵다는 비판과 그것을 명분삼아 광주 특급호텔 건립 건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초법, 특혜 허용은 당치않다. 그런데 이 특급호텔은 자연녹지를 준주거지로 용도 변경해주고 근처에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서게 되는 파격적 혜택을 받으며 승인이 났다.

시가 호텔 운영 손실보전을?

‘땅짚고 헤엄치는’ 격이랄까. 광주시는 행정청이 부릴 수 있는 권력을 최대한 휘둘러 사업자를 돕고 있다. 해당 부지인 서구 마륵동 일대 4만여㎡ 의 자연녹지가 준주거지로 용도 변경되면 땅값 상승은 어느 정도인지, 그 때문에 받게 되는 불로소득은 얼마가 될지 셈속이 어지간하게 둔한 사람일지라도 얼추 감이 잡힐 것이다.

부지의 용도 변경 이유는, 보도에 따르면, ‘지역 여건상 특급호텔 영업만으로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 호텔 운영에 따른 손실 보전차원에서 허용’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 특급호텔이란 결코 수지 맞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업자가 볼 손해를 미리 감안해서 땅값을 올려주겠다는 얘기다.

녹지에서 주거지로 바뀐 땅 위에는 361가구의 중·대형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주로 논밭과 야산이었던 마륵동 일대는 서구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황금의 땅투기 욕망을 불러일으켰던 지역이다. 그 이유 아니면 특급호텔 건립 건을 두고 이토록 시끄러울 까닭이 없다.

막대한 차익이 호텔운영 적자 보전을 위해 모두 들어간다면 호텔 운영에 그다지 신경쓸 것도 없겠다. 대충 문 열어 놓고 파리 날려도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데 굳이 애쓸 필요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광주시와 업자는 특1급 호텔 하나가 마침 신도심 한복판에 건립 중이며 올 12월에 개관한다는 것을 알고나 있나 모르겠다. 간혹 그 호텔이 말썽 많은 그 호텔이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는 R호텔은 120객실을 갖춘 지상 17층 건물로 세계 1위의 명성을 갖고 있는 윈덤 호텔 그룹과 프렌차이즈 계약을 맺어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통과한 특1급 호텔로 알려져 있다. 역시 광주지역 민간업체인 SICAF개발(주)에 의해 건립되고 있는 이 호텔은 회사 대표의 집념에 의해 100% 자기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한다.

자기 자본으로 건립하는 R호텔

특1급 호텔은 숙박과 식사, 부대시설 등이 국제 행사는 물론 최정상급 모임까지 가능한 수준이 돼야 제대로다. 국제회의를 할수 있는 동시통역 시스템 완비와 객실 관리 역시 세계 어느 나라의 고객이 와도 소통에 문제가 없어야 된다. 이런 부분에 투자되는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특1급 호텔 건립과 운영이 그만큼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가 단지 외관과 시설의 고급스러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래서 광주시가 (주)AMJ를 그렇게 싸안고 수지타산을 걱정하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R호텔은 무슨 배짱으로 특1급 호텔 건립을 시작했는가. 광주시가 뒤를 봐주지도 않는데. 그래서 의문이 더욱 강하게 꼬리를 문다. R호텔이 건립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시민들은 광주시의 고육지책(?)을 수긍하며 (주)AMJ를 사뭇 동정하면서 더러는 영웅시하기까지 했을 성 싶다.

향후 광주시가 타당한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다면 특혜의혹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언젠가는 백일하에 모든 사실이 드러나 준엄한 심판을 받을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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