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냄새 나네’
삼도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냄새 나네’
  • 이국언 기자
  • 승인 2007.11.0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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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구의원 인척 이사 등재...“채권확보 차원 사업과 무관”

환경오염을 이유로 주민반발에 부딪친 삼도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시설 사업체에 현직 광산구의원의 인척이 이사진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낳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 오운동 산 21번지 일대 4,400㎡의 부지에 1일 150t 처리 용량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을 추진 중인 ‘ㄷ’ 업체에 광산구 현직 의원인 박모 의원의 장남, 차남, 며느리 등이 지난 8월 이사진으로 새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광산문화원 원장 류모씨가 대표로 있는 이 업체는 광주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수거, 1일 최대 15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중간 처리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1월 광산구청으로부터 허가가 난 상태이다.

해당 업체는 지난 4월 광산구청에 착공계를 내고 시설 건축을 추진해 오다 침출수 오염 문제 등을 주장하는 주민 반발에 부딪쳐 현재 착공이 일시 중지된 상태다.

주민들은 “사업 예정지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청정지역이어서 처음부터 허가가 날 수 없는 지역이었다”며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등으로 필히 하류 평림천과 황룡강을 오염시키게 될 것”이라며 줄 곳 반대 입장을 펴 왔다.

특히 삼도지역 일대에는 노인요양원과 정신지체인 관련 시설 4곳, 건축 폐기장 2곳, 탄약고, 예비군 훈련장 등이 이미 들어서거나 들어 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민감한 반응이다.

주민들은 지난 1월 주민 624명의 서명을 받아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허가 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광산구청에 제출한 바 있으며, 광산구의회 역시 평림천 수원 오염과 악취에 따른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며 허가 철회 건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한편 지난 의회의 철회 건의안 채택과정에서는 공교롭게도 박모 의원만 서명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남 박모씨와 ‘ㄷ’업체 대표 류씨는 현재 광산구청 출입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남 박모씨는 “‘ㄷ’업체에 돈을 빌려준 뒤 채권확보 차원에서 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 뿐”이라며 “의결권 문제로 가족들 이름을 함께 올렸을 뿐 사업에 참여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돈을 빌려준 시점이 올 4월쯤으로 처음부터 사업에 참여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돈만 돌려준다면 당장 빠질 생각이다”고 말했다.

광산구의회 박모 의원은 “이미 사업허가가 난 떨어진 상태에서 아들이 뒤늦게 돈을 빌려주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행여 허가 과정을 미리 인지하거나 과정에 개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건의안 채택 과정에서 빠진 경위는 이해할 수 없지만 건의안에 반대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처음부터 허가 과정에 광산구청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뒤로는 몰래 이권에 참여하려 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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