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삶에서 좋은 작품 나온다”
“소박한 삶에서 좋은 작품 나온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7.11.02 2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일, 작가 윤대녕 초청 강연

▲ 소설가 윤대녕씨.
최근 소설 『제비를 기르다』로 제1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동인문학상 최종후보작에 오르며 한국문단에서 뜨겁게 조명 받고 있는 소설가 윤대녕(45·사진)씨가 광주를 방문했다.

윤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북구 향토문화센터 2층 강당에서 광주전남민족문학작가회의 청년작가포럼이 주관한 ‘오월문학관과 함께 하는 시민문학 프로젝트, 萬年筆(만년필)’에 초청돼 지역 문학인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현대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1시간 가량 관객들을 향해 솔직담백한 작가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윤 씨는 “많은 작가들이 문단이 요구하고 평가기준으로 삼는 문학적 성취와 부닥치곤 한다”며 “하지만 그것에서 벗어나 내가 추구하는 이상과 리얼리즘을 통해 문학적 자유를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내 책이 많이 팔릴까’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평론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텐데’ 식의 고민은 글 쓰는데 소모적인 일이다”며 “허영심을 떨쳐버리고 온전히 소박해지자”고 주문했다. 문단에 얽매인 인간관계의 협소성을 버리고, 독창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스스로의 생활을 단련시켜야 한다는 것.

그는 스스로 단조로운 생활패턴을 유지해야만 좋은 소설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소비와 낭비가 많은 도시생활에서 스스로를 유폐시켜 왔다. 이 때문에 문단의 행사 모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의 일상은 정오쯤 집에서 나와 두 시간 가량 헬스클럽에서 운동, 4시쯤 작업실에 돌아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의 반복이다. 되도록 소설 이외의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습관처럼 매일 저녁은 국수를 먹으며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조차 피한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본인이 추구하는 문학론을 들려주는 것으로 광주 독자들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 권력을 거부하는 것이 진정한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문학을 하며 글에 깊이를 더하는 것이, 독자들을 대하는 작가의 의무이며 결국 독자들에게도 충족감을 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한편 만년필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건설과 관련해 시민과 함께 하는 폭넓은 문학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광주 5·18민중항쟁 관련 오월문학의 새로운 연구와 21세기적 창작의 가능성을 공동으로 논의해보자는 취지의 행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