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후보 누구든 이명박에 필패"
"범여권 후보 누구든 이명박에 필패"
  • 이국언 기자
  • 승인 2007.10.2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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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만인보 나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다 둘러봐도 아우성이다. 현장과 들판에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내겠다.’

대선이 60일도 채 남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여의도를 던지고 만인보에 나선 배경이다. 권 후보는 지난 25일까지 전남지역 각 시군을 순회하며 논둑에서 공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8일간의 전남 일정을 마친 권 후보는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현장의 절규를 담아 오는 11월 11일 세상을 바꾸는 100만 민중총궐기를 열겠다는 권 후보를 만났다.   ┃편집자 주

   
   

▲ 19일부터 전남지역을 시작으로 100만 민중대회 조직위한 만인보를 시작하고 있다. 어떤 취지에서인가?

“길과 들판과 현장에서 만인의 삶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권영길의 만인보 속에는 생존권을 완전히 빼앗긴 우리 서민들의 울부짖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만나 대화하고, 글을 쓰며, 삶의 현장에서 생생한 정책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 대선이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승부처 여의도나 수도권을 두고 계속 지방을 순회중인데 만족하나. 100만 민중대회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방법이 없질 않나. 권력은 시장과 보수에 손에 쥐어져 있고, 언론은 그 권력과 시장의 이야기만 쓰고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은 거리에서 외치는 것 말고 살 방법이 없는 상태다. 권영길의 100만 민중대회는 노동자 따로, 농민 따로, 노점상 따로, 상인들 따로 외치던 것을 응집해 이제 함께 외치자는 거다.
11월11일 일요일 하루 모여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힘으로 세상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돌파구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 대규모의 민중 집회로 현재의 정국과 대선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식상하다는 평가가 있을 수도 있겠는데?

“최근 집권한 중남미의 진보정권이 어떻게 세워졌는가. 최근 프랑스판 ‘비정규직 악법’을 무력화 시킨 힘은 무엇이었나. 대중운동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역동적인 방식이며, 효과적인 방식이다.
국민들의 대규모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삶의 현장에서 이웃과 동료를 조직하고, 함께 어깨 걸고 나가자고 설득하고 감동시켜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지역사회와 각자의 현장을 바꿀 힘도 권영길과 함께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 권영길 선대위 이치열기자.

"다들 죽겠다는데 정치권만 한가한 구도게임 빠져"


▲ 그동안 보성을 시작으로 전남지역 각 시군 현장을 돌아봤는데, 여의도에서 본 것과 현장 노동자, 농민들을 만나 보면서 본 대한민국은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다. 어떤 얘기를 들었나. 이들의 목소리는 무엇이었나?

“한마디로 죽겠다,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올해 비가 많이 오고 일조량이 줄어 예년에 없이 흉작을 맞았다. 병도 많이 생겼고, 쭉정이도 많아졌다고 한다. 수확량은 30%, 수입은 50%까지 줄었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고작 5% 피해보상만 말하고 있는 상태다. 

노동자들은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어렵다고 난리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위기에 처해있는데 정치권은 한가한 구도게임이나 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사진 찍으러 다니는 민생투어가 아닌 진짜 민생 돌보기를 할 생각이다.” 

▲ 각 당의 대선 후보군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이번 대선은 진보와 서민을 상징하는 저 권영길과 보수와 부자를 대변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대결이다. 범여권 후보로는, 그 후보가 정동영 후보든, 이인제 후보든, 문국현 후보든 이명박 후보를 결코 이길 수 없다. 결론이 필패라는 거다. 이제 권영길과 이명박, 이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이번 대선구도로 자리 잡을 것이다.”

“정 후보, 가치 언급할 자격 있나? 심판 받아야”

▲ 올해 대선 판에 새삼 ‘가치’ 논쟁이 한창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민주노동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얘기를 던졌고, 권 후보 역시 가치연정을 제안했다. 정동영 후보 역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가치문제를 언급하며 차이를 강조하고 나섰는데, 우선 권 후보가 말하는 가치연정은 무엇이며, 다른 후보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서로 지향하는 정치적 목적, 중점을 두고 있는 가치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자는 거다. 단순한 지지율 덧셈을 떠나, 이제 이기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이기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는 우선 가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지난 10년 동안 사회 양극화를 논하던 사람이 후보가 되더니 분배를 말하고, 지난 10년간 복지를 말살해온 정치세력의 황태자가 갑자기 복지를 말하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나.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고, 열린우리당 당 의장 하셨던 분이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그 정부와 당이 주장하던 것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기업이 분식회계 하면 처벌 받는다. 정당도 분식정치하면 심판 받아야 마땅하다.”

▲ 일부에서는 문국현 후보와 연대할 수 있을지 관심 있는 사람도 많은데?

“일단 만나서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차이가 무엇인지 확인해 볼 생각이 있다. 앞으로 만날 기회가 있다고 본다.”

▲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여전히 고공 상승이다. 반면 개혁 진보세력은 지리멸렬한 상태이다.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나?

“지지율은 정치구도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 할 수 있다. 아직 대선이 60일 가까이 남았고, 상황은 변화할 것이다. 이제 민주노동당의 좋은 정책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그 집권능력을 국민 여러분께 구체적으로 보여드릴 것이다.”

▲ 3번째의 도전이다. 현재 지지율에서 크게 주목할 반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데?

“경선을 마치고 조금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갔다. 전남을 순회하면서, 왜 진작 현장을 돌아보고 조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곧 해남 땅 끝에서부터 시작된 남풍이 불어 올 것입니다. 정치의 변화는 남쪽에서 시작될 것이다.”

▲ 만인보 5일째인 지난23일 오후 화순의 한 마을 농민들과 대화를 갖고 있다.ⓒ 권영길 선대위 이치열기자.
“범여권 찍으면 한나라당 승리, 역 사표론 일 것”

▲ 현재의 구도로 가게 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따라잡기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렇게 되면 민주노동당에 대한 사표 심리로 권 후보가 어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범여권 후보를 찍으면 한나라당이 승리하는 것 아닌가?. 엉터리 경선을 치르고 후보가 된 반칙왕이 온갖 의혹을 달고 사는 한나라당의 의혹 왕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의 약진과 범여권의 자멸을 통해 역 사표론이 만들어 질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을 다시 1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국회 심의 과정에 진통이 예상되는데, 어떤 입장인가?

“철군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파병이었기에, 즉각 철수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파병 연장을 명확히 반대하며, 온 힘을 다해 막을 것이다.” 
 
▲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 협상이 시작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사력을 다해 반대 해 온 한미FTA 비준안의 국회통과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

“한미 FTA와 비정규직 문제는 서민의 편과 부자의 편,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적인 문제다. 이 나라 서민을 살리는 편과 죽이려는 편을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다.

한미 FTA는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자는 협정에 다름 아니다. 그것에 찬성하는 세력이 집권한다는 것은 이 나라를 미국화시키고, 약육강식의 사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이 나라 경제의 미래는 없다. 부자의 미래는 몰라도, 서민의 미래는 결코 있을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해결 할 수 있는 세력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세력이다. 바로 민주노동당 권영길의 대선 승리가 서민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는 것이다.”

▲ 전남 일정을 마쳤는데 향후 계획이 있으면 말해 달라?

“이제 전북을 순회하면서, 만인보 행보를 계속할 것이다. 오는 11월 11일 100만 총궐기까지 현장과 들판에서 권영길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 지난 24일 구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직후 광주시청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과 반갑게 상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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