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물꼬 튼 남북정상회담
통일시대 물꼬 튼 남북정상회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0.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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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 (통일사회연구회 회장)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제 1의 6·15시대’가 열린 지 7년의 세월이 흐른 후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경의선 열차를 타고 베이징 올림픽 공동응원을 하고 서해에서 남북의 어부들이 함께 고기를 잡는 ‘제 2의 6·15시대’가 개막되었다.

‘제 1의 6·15시대’가 낮은 단계 통일을 위한 준비기였다면 ‘제 2의 6·15시대’는 자주통일과 민족번영을 위한 낮은 단계 통일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시기다.

남측은 이번 회담의 기조를 평화·번영으로 삼은 반면 북측은 통일을 기조로 삼아 ‘통일의 원칙과 방안’을 구체화하는데 중심을 두었다. 대통령도 가장 큰 성과로 평가하듯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가 바로 남측의 회담기조가 잘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으며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합의 내용은 북측의 회담기조가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묵어갈 것을 요청한 배경에는 ‘통일방안’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해보려는 북측의 적극적인 의지가 담겨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측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까지 통일을 실현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한 각오로 “통일이 될 때까지 인민복을 입고 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모든 정상회담에서도 양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있다.

이런 북측의 전략목표와 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놓고 볼 때 평화·번영을 정상회담의 기조를 삼은 남측의 요구를 거의 100%로 수용하면서 ‘통일방안’을 한 단계 진전시키는 ‘통일협의기구’ 설치에 주력했을 것이며 아마도 이 대목에서 두 정상 간에 가장 큰 차이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남과 북이 정상회담을 대하는 기조가 약간 다르긴 했지만 이번 회담은 “김정일 위원장과 말이 좀 통합디다. 그리고 가지고 갔던 보따리가 작을 만큼 성과가 많았다”고 대통령이 밝힐 정도로 두 지도자가 상호존중하며 서로의 제안을 통 크게 받아들이면서 눈에 띄게 풍성한 성과를 남겼다.

먼저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큰 틀에서 협의하고, 총리회담,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와 각 분야 장관급 회담을 통하여 구체적인 집행을 하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구성하기로 하여 자연스럽게 통일협의기구로 변화, 발전해 갈 수 있는 틀을 마련하였다. 더불어 제도를 뒷받침하는 법률적 정비도 합의함에 따라 차기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6·15공동선언 기념일 제정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다음으로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인 군사적인 냉전질서를 허물기로 하였으며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신설하여 새로운 경제특구와 더불어 철도와 도로, 조선, 백두산 관광 등 통일경제에 대한 비전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통일이 곧 경제발전의 기회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 우리 민족은 ‘천년에 한번 만난다’는 千載一遇(천재일우)의 기회가 오고 있다.

6자회담이 잘 풀려 한반도 주변 정세가 좋아지고 남북관계도 새로운 기운을 내고 있어 이번 대선에서 통일 지향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2010년 낮은 단계 통일시대’가 열리는 大격변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올해 대선이 민족사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민족사적 요구 앞에 국민들과 정당, 사회단체는 한마음 한뜻으로 천재일우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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