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교육 받게 도와주세요”
“제대로 된 교육 받게 도와주세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8.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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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 박찬동(장애인부모연대 사무국장)

광주의 유일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인화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고통이 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가 고소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다시 복직하여 학교를 활보하고 있으며, 학교장은 학생들을 고소하였다. 또한 그동안 학생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한 선생님들을 집단행동으로 몰아 징계하고 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기말고사 시험기간에 교사징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참고인으로 출석케 하여 겁을 주거나, 수업 중에 있는 학생을 학부모와 담임교사의 동의도 없이 경찰이 조사하게 하였다. 어떤 교사는 생리통으로 보건실에 누워있는 학생을 보건실 바닥에 끌고 다니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가 지옥 같다고 하고 있으며, 즐겁고 꿈이 넘치는 학교라기보다 고소가 난무한 고통의 공간으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곳에 아이들을 계속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들을 받아주는 학교도, 찾아 갈 학교도 없는 청각장애 학생들은 대한민국 청소년이 누려야 할 권리와 보호 속에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인화학교 교육 기능 상실

성폭력과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문제로 인화학교가 인구에 회자된 지 2년이 넘었다. 그 2년 동안 우석법인과 인화학교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의 치료 및 보상, 법인의 민주적?공개적 운영, 인화학교 정상화 등과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근 성폭행 혐의자 복직, 학생들에 대한 고소, 무분별한 교사 징계 등으로 인하여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잠재능력을 계발하기는커녕 학생들에게 학교와 교사에 대한 권위 상실, 사회에 대한 불신만을 조장하고 있기에 인화학교는 더 이상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상실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버린 지금의 인화학교로는‘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해 달라’는 인화학교 학생들의 호소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공립특수학교를 신설하여 장애학생들의 교육을 공교육에서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립특수학교 신설로 실마리 찾기를

광주지역에 공립특수학교가 신설되어야 할 필요성은 인화학교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2곳의 공립특수학교는 지어진지 20년이 넘었고 더 이상 증축했다가는 붕괴될 위험까지 있으며, 그 규모가 비대하고 학생 및 교사가 과밀하여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2시간에 가까운 통학시간, 교실의 부족, 낡은 환경으로 장애학생 교육권 침해문제가 수년째 지적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더 이상 예산부족을 이유로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수학교 신설에 대한 욕구를 수렴하여 정확한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

인화학교 문제와 관련해서 광주시의 책임 또한 크다.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청각장애학생의 교육과 복지의 실현’이라는 법인설립 목적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익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 관리·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립특수학교의 신설은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청이 공동으로 책임져야할 문제이며, 이러한 논의를 시작으로 인화학교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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