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8.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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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대한민국]송춘희(광주 북녘어린이 영양빵공장 집행위원장)

참담하고 마음이 아픈 하루하루다. 피랍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결국 미국의 결정만 처다보고 있는 이 나라 정부의 처지가 한없이 처량하다.

정부는 미국이 저지른 세계 곳곳의 전쟁터에 우리의 젊은이들을 보낼 때마다 평화유지와 재건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그 전쟁과 무관한 것처럼 말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미군과 같이 얼룩무늬 군복에 헬멧을 쓰고 총을 든 우리의 젊은이들 또한 영락없는 군대요, 그들의 눈에는 점령군일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이 땅에서 미군만 봐도 기분이 쓰윽 상한 마당 아닌가. 과거에 자기 나라 땅에 탱크와 포대를 앞세워 침략해온 대제국 소련을 상대로 10년의 세월을 맞서 싸워 소련군을 결국 빈손으로 물러나게 했던 저항정신이 끓어오르는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에 어떤 이름을 걸고 가든 그것은 침략행위이고 주둔군일 뿐이다.

평화유지군과 점령군 사이에서

미국의 전쟁에 발 빠르게 군대를 보내 ‘부시의 푸들’이라 놀림당하는 것이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있는 영국뿐이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 미국을 모국처럼 여기는 정치인들은 현재 피랍된 민간인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벌써 2명의 생목숨이 총알받이로 사라졌다. 이제 앞뒤 순서 가리지 않고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미국의 힘으로 정권을 창출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무장세력에 대한 견제와 적대심만을 늘어놓고 있다. 우리 정부는 어떤가. 청와대에서 급파된 외교특사가 하는 일이라곤 미군사령관을 찾아가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하니 그저 무력사용만큼은 자제해 달라며 사정사정하는 꼴이다.

이번 사태를 푸는 열쇠는 오로지 미국만이 갖고 있다. 보다 못한 피랍자의 가족들은 직접 나서 세계 곳곳을 향해 미국과 부시를 압박해 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피랍된 그들이 개신교이고 봉사활동이 아니라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게 행여 불법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무장세력의 인질이 되는 것이 합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그들의 탓이 될 수는 없다.

이 사태의 원인은 전쟁으로 인한 폭력의 악순환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명분은 탈레반의 통치로 암흑 같은 세월을 보내는 아프가니스탄을 해방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 아래서 짓밟히고 있고 평균수명은 43세로 10년 이상 낮아졌다. 또한 전후 90% 이상의 생산기능이 파괴되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어떠한 명목이든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국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거스르려 하는 것은 간섭이고 침략이며 폭력이다.

해결책은 한국군 철수뿐

피랍된 채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숨을 쉬어가고 있을 이들이여! 제발 살아서 돌아오시라.  고개 숙이지도 말고 사지에서 살아서 돌아와 준다면 당신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다. 선교활동이 아니라 예수의 말이 담긴 성경에 나와 있듯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전쟁을 반대하는 투쟁을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꼭 살아서 돌아오라.

노무현 대통령이 피랍된 채 공포에 떨고 있는 그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면 미국으로 특사를 보내 문제해결을 하든지 아니면 당장 한국군을 철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한 이런 불행한 사태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자신이 없다면 안정과 평화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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