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다양성-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6.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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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대한민국]박찬동 장애인 부모연대 사무국장

다양성의 시대! 새가 한 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듯이 서로 다른 생각과 사상이 균형을 이루어 온전한 하나를 만들어 가야하는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존을 넘어 이제는 사람과 자연, 환경과의 공존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보수적이거나 비민주적인 사람이 되어버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아직까지'나와 다름'을 인정받기는커녕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말할 기회조차도 가져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첫번째 현장을 가보자. 광주지역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이었던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그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드러난 청각장애학생들의 교육권 침해!

눈물로 호소한 청각장애학생들

지난 5월 25일 광주시교육청 앞. 66일 동안의 등교거부를 끝내기로 한 학생들은 한사코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이해해 주지 않는 학교장과 학교를 운영하는 법인 이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 때문이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그리고 성폭력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의 처벌을 원하는 학생·부모·동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화마저도 거부하는 복지법인의 태도 앞에 더 이상 믿음과 신뢰는 찾을 수 없었다. 온몸으로 말하고 눈물로 호소하던 청각장애학생들의 외침을 ‘우석법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난 사람들은 지난 5월 1일부터 실시된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와 관련하여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다. 중증장애인의 일상생활 보조를 위해 활동보조인을 파견하여 이들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자 실시된 활동보조인서비스사업은 보건복지부 지침이 마련되는 과정에서부터 연령 및 대상 제한, 이용시간 제한, 자부담 부과 등으로 장애인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최근 제도가 실시되면서 형평성과 현실성을 무시한 지침과 서비스 수혜 당사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만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당사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차이와 차별을 넘어야

세 번째, 한 달 전 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의 교육문제 지원과 성인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을 사업목표로 하는 단체 설립 신청서류를 광주시에 제출했고, 최근 반려통보를 받았다. 기존 단체와 명칭이 유사하며, 장애학생들의 교육활동 지원을 목표로 하는 단체는 시청에서 허가해줄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신청서류 반려의 뒤편에는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우려한 기존 단체들의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화학교 학생들 및 시민단체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우석법인, 중증장애 당사자들의 '협의기구 구성 제안'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시행하는 광주시청,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법인 설립을 방해하는 일부 단체.

우석법인과 시청, 일부 단체는 상대방과 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그것으로 인해 서로간의 불신이 깊어졌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장애인문제와 관련하여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무장애사회를 지향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무장애사회의 시작이 인화학교 학생들도, 중증장애인도, 새로이 만들어지는 단체도 모두 문제해결의 당당한 주체로 인정되는 것에 있음을 깨닫고,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집단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구성원들의 주체성을 담아내지 못하여 자멸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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