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택하라!
평화를 택하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4.0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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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임경연 광주인권운동센터 상임활동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이 역사적으로 결코 비난 받거나 잘못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최선의 판단이다" 지난 3월 26일 쿠웨이트 주둔 다이만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다. 도대체 저 확신의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세살배기 아이들도 알만한 침략전쟁의 본질을 부러 가리려는 걸까. 계속되는 헛발질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영국도 감군하려는 마당에...

벌써 4년째다. 이라크의 항구적인 평화가 깨진지가. 침공당시의 작전명처럼 이라크엔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 암흑처럼 이어지고 있다. 91년의 걸프전까지 거슬러가서 이라크에 언제 '평화의 시간'이 있었나 싶지만, 미국이 개입하기 전의 이라크는 평화로움이 넘실거리던 곳이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이라크인들에게 3월은 전쟁과 점령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었고 희망이 짓눌린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무고한 65만의 목숨이 침략전쟁의 희생자가 되었으며 400만명의 난민은 거주할 곳 없이 타지를 떠돌며 근근히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군 사망자도 4천명이 넘어서고 있다. 파괴적인 전쟁의 본성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개인과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의 점령 4년동안 이라크는 혼돈과 비극의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미국이 점령하기 이전보다 훨씬 더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점령하에 놓여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이 암흑같은 전쟁의 수렁에 빠져버린 대한민국은 도대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다국적군이 철군하는 마당에, 스페인의 아스나르 총리도 반전운동의 저항과 압력으로 실각한 마당에, 미국의 충실한 동맹국인 영국도 감군계획을 발표하는 마당에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있다. 실체도 알 수 없는 '국익'을 부여잡고, 신성한 '한미동맹'을 부르짖으며 제나라 국민의 50% 이상이 반대하는 파병을 연장하고 있다. 파병연장도 모자라 레바논엔 특전사 파병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한국군은 '평화와 재건'이 아니라 '살인과 파괴'를 위한 점령군의 일부로 가는 것이고 언제든지 해당 지역 민중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故 김만수, 곽경해, 김선일, 윤장호 하사의 무고한 죽음처럼 파병정책이 부른 비극이 언제고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이 4년동안 이라크에 쏟아부은 돈이 1조달러(약 936조원)라고 한다. 각종 기회 비용과 사망·부상자 손실을 환산하면 2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 돈이면 학교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 약 1억명의 아이들(이중 6,600만명이 여자 어린이)에게 한 사람당 만 달러(약 천만원)의 교육비를 지급할 수 있는 돈이다.

현재 자국내의 반전여론으로 위기에 몰린 부시는 더 많은 학살과 야만을 감행하려 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시작으로 2003년 이라크, 2007년 들어서는 이란까지 공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 전쟁을 그들은 대테러전쟁이라고 부르지만 그들의 행위가 바로 대(大)테러인 셈이다.

평화운동, 지금 여기서부터

이라크 점령 4년동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워싱턴에서는 50만명이 참가한, 개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반전시위가 열렸으며 3월 17일 전세계 70여개 도시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반전의 목소리는 미국에서 가장 드높은데 1967년 10월21일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벌어진 지 40여년 만에 미 국방부(펜타곤) 청사 앞에서 반전 시위가 재연됐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반전 활동가 신디 시핸은 "우리는 전쟁 기계의 그늘에 모였고, 그들은 죽음과 파괴를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침략전쟁에서 죽어가는 이라크인들도, 아프가니스탄인들도, 미국군도, 한국군도 소수의 돈벌이를 위한 희생자들이다.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방법은 미국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중단하고 한국도 침략동맹에서 탈퇴하는 것이다.

전쟁과 점령으로 인한 피지배 민중들에 대한 억압과 착취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매일 매일 지속되는 전쟁피해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비록 당장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언정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움직여야 한다.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야만을 막기위한 풀뿌리평화행동을 지금 이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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