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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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3.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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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송춘희 북녘어린이 영양빵공장 광주사업단 집행위원장

최근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수상작 중 입에서 입으로 추천되는 영화가 ‘소통’을 주제로 했다는 “바벨”이라는 영화이다.  제목대로라면 소통보다 단절이나 징벌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바벨탑은 전설에 따르면 창세기 11장에서, 노아의 후손들이 하늘에 닿는 거대한 탑을 지으려고 했고 그것 때문에 야훼의 노여움을 사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세계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된 언어의 기원 전설로 잘 알려져 있다.

양치기의 총질이 테러국가 되기까지

영화를 보면 3개의 다른 지역에서 모나코, 멕시코, 일본에서 각각의 언어를 사용하는 서로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모나코 사막지대 양치기 아이들이 우발적으로 쏜 총탄 하나로 서로 얽혀 들어가는 이야기다. 3번째 아이를 잃은 미국인 부부, 자살한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와의 소원함으로 도심 한가운데 바벨탑처럼 우뚝 솟은 건물 속에 끊임없이 소통을 위해 애쓰는 청각장애 여성, 미국의 멕시코 이민국자(불법체류자)에 대한 귄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장벽을 보여준다.
 
영화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9.11이후 테러에 대한 광적인 피해망상으로 인해, 모나코라는 인접국가의 양치기 아이들의 우발적 총기 사용으로 자국민이 상해를 입자 이슬람 또는 유색인종에 대한 경계심은 테러와 직결되어지고 자본과 군사력의 맹주 미국의 의혹은 모나코 정부의 가해자 색출작업으로 이어지는데 가히 공권력의 실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이 테러리스트가 존재하는 국가로 지목하는 순간 테러리스트가 활동하는 거점국가가 되고 이런 지목은 지구상의 어떤 국가도 달갑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수행중인 미국을 상대로 위축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범인 색출을 색출하여 오명을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공권력은 자국민을 보호하기보다 폭력으로 테러리스트를 찾아내기에 급급해진다. 영화는 이런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를 본 후 무기력감에 빠지는 걸 느꼈다. 거대한 미국 앞에 무기력함을 느꼈다는 말이 맞겠다.

그 무력감은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시위대를 향한 공권력의 폭력 앞에서 다시 한번 나를 짓눌렀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퍼주고 있는 협상 과정을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이며 이런 분노가 정부와 미국을 향해 목청 높혀 외치는 건 당연하건만 한미FTA를 우려하는 민중들의 외침은 원천 봉쇄되고 방패와 전투복으로 무장한 공권력이 인도를 넘어서서 장애인, 언론사 기자를 막론하고 휘두른 폭력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해주고 있고 누구를 위한 것일까?

사랑과 이해와 소통, 단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총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내가 수줍게 오줌을 쌌다는 말에 사랑한다는 말과 따스한 미소로 답하는 남편, 우뚝 솟은 도심의 화려한 빌딩 숲 속에 자신의 몸을 내던져 소통하려는 청각장애 딸을 포근히 감싸는 아버지와, 모든 걸 기대오는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쪽에서 두근거리는 감동의 기운을 느꼈다. 

강자가 약자의 소리를 듣기위한 노력,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눈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에서 소통하려는 노력, 다수가 소수의 목소리를 존중하려는 노력, 정부가 민중의 외침을 들으려는 노력. 그리하여 차별과 억압이 없어지는 사회가 건설되기를 희망한다.
소통의 단절은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요구한다.
정부는 미국과의 소통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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