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 요원한가
풀뿌리 민주주의 요원한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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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오택식 보험 컨설턴트
비가 오더니 날씨가 봄 기운 마냥 따뜻하다. 해바라기도 가능할 것 같다.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아니 봄은 이미 왔는데 느끼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 우편함도 봄을 맞은 듯 화려하다. 형형색색의 인물들 사진이 들어간 홍보 팸플릿이 들어찼다. 조합장 선거와 지방선거 관련 내용이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인물들의 약력과 의정활동이 미사여구로 잘 포장되어 있다. 그들의 활동을 평소 눈여겨보지 않은 나 같은 시민으로는 그 내용으로는 분별할 능력이 없다. 그들이 다 대단하신 분이고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느껴질 뿐이다. 물론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런 좋은 감정만 갖지는 않겠지만. 여하튼 그런 느낌이 들었다.

텔레비전과 신문을 무조건 멀리 하라는 어느 요가 선생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글은 자신의 명상을 위해서는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갖으라는 뜻으로 읽혔다. 하지만 현실과 담을 쌓지 않고 현실의 소용돌이에서 자신의 관점을 갖으려면 이 요가 선생의 말은 마음에 오래 담을 수 없다. 현실에 참여하고 현실을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것이 시민의 권리이고 어느 정도의 의무를 갖는다는 입장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언론에서는 여론 조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선거에 관심을 유도하고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 볼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광주와 전남의 광역단체장 선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론의 결과를 제공하여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각 인물들 간의 가상 대결과 그 지지율의 변화 추이를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가만히 있어도 현재 여론의 향방을 예측하게 해준다. 참 친절한 언론씨(?)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기억하기에 영어로 'grass root democracy'여서 그대로 직역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 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은 기초의회를 통한 민의의 반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부터는 기초의회도 정당 공천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기초의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거대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유리하다. 그들이 이미 갖추어 놓은 시스템의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불합리함이 존재한다.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제도적으로는 선거를 통해서 가능하다. 그래서 5.31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이번의 지방선거는 노무현 4기를 평가하는 시점이라는 큰 의미도 갖는다. 좋지 않은 결과는 노무현의 리더십이 한계를 갖는 레임덕 기간을 빨리 불러올 수도 있다. 어떤 결과이든 현재 여론의 향배가 자신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지역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현실적인 위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열린우리당과의 상대적인 비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관심의 대상이지만 선거가 이루어지는 과정과 제도적 변화가 주 관심이다. 그러한 변화가 새로운 정치 문화를 낳기 때문이다. 세간에 회자하는 메니페스토는 구체적인 일정과 예산을 갖춘 정책을 말한다.

메니페스토 운동이란 이러한 정책을 평가하고 실현여부를 진단하는 것이다. 이들 내용이 잘 이루어지면 과거의 정치 문화가 개선될 지점을 갖는다. 우려되는 점은 과거의 낙천?낙선운동에서 제기되었던 객관성 문제를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객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공약을 구체적으로 평가해 내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선거는 다가오고 있다. 그 선거를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은 그 지역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 민주화의 성지고 인권의 도시인 광주. 하지만 선거나 정치에서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인물들이 아직도 지역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를 갖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토호 세력도 강하고 형님문화가 어느 지역보다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새로운 사람들이 항상 참여 가능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변화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문화가 싹틀 수 있다.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루어져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그 문화를 이끌 만큼의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아쉽다.

/오택식 보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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