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료원 의료장비 과다지급, 전남도 은폐 의혹
강진의료원 의료장비 과다지급, 전남도 은폐 의혹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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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가격보다 5억여원 과다 지급/ 전남도 감사선 '하자 없다'무마/ 수억원대 비리커넥션 의혹 증폭/ 검찰 수사 나서야/ 전남도의회의 숱한 비리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전남도가 자체 감사를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무마한 지방 공사 강진의료원의 의료장비 고가 구매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확인된 것으로 전남도의 허술한 감사는 물론 조직적인 비호 의혹 등 '비리 커넥션'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4억짜리 장비를 9억원에 구매> 전남도의회 신정훈의원(나주)은 9일 감사원이 강진의료원(원장 강수일) 의료장비 부정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여 고가로 구매한 대금 5억2천만원을 회수하고,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린 사실을 폭로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강진의료원은 지난해 말 의료장비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일본 도시바사 제품인 나선형 전신용 컴퓨터 촬영기(X-VISION/GX)에 대한 구매입찰을 실시, 대영메디칼주식회사(대표이사 김익수)와 9억7천 2백만원에 구매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1월 장비를 납품받고 대금을 정산했다. 그러나 강진의료원은 다른 공급업체의 입찰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영메디컬과 사실상 수의계약하는 특혜를 줬을뿐만 아니라 구매가격도 실제 거래가격보다 5억1천9백여만원이 많이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조사결과 서울 종로 세란병원은 1999년 구입한 같은 기종의 C-T가 5억1천 2백만원에 구입했고, 대영메디칼이 강진의료원이 구매한 기종보다 7단계나 높은 기종인 같은 도시바제품 Asteion(멀티)을 수입가격 5억4천4백여만원에 부산의 한 의료원에 공급했다. 감사원은 이에따라 고가 구매한 방사선 C-T대금 5억1천9백여만원을 대영메디컬로부터 회수하는 한편 강원장을 경고처분하고 관련직원 2명은 견책조치하라고 전남도에 통보했다. <전남도의 비호의혹-도의회 의혹제기에 오히려 면죄부 감사> 강진의료원의 의료장비 고가구매의혹은 이미 도의회에서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강진의료원에 대한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당시 신정훈의원은 집요하게 이를 추궁했다. 당시 의회 속기록을 보면 신의원은 강원장, 박재순 기획관리실장, 도 감사관등 이 출석한 자리에서 '최소한 10억이 들어가는 계획과정에서 시장조사를 했다면 그 근거자료가 있어야 될 것 아니냐', '경쟁의 묘미가 있어야지, 이게 입찰인 것인지 한 기종으로 이미 결정해 가지고 입찰을 붙이면...', '본의원이 탐문해 본 결과 6억짜리 장비가 예정가 10억에 구입이 되고 또 입찰이전에 회의록에 회사특정물품까지 결정이 되어 있다' 고 따지고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특히 신의원은 전남도의 감사지연에 대해 "그런데 미루고만 있어요. 이것이 무슨일이에요? 감사를 방해하는 그런 세력이 있습니까? 이유가 있습니까?"라며 당시 윤정현 감사관을 추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윤 감사관은 "검토를 해봤지만 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습니다. 의혹은 있지만 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습니다"라고만 답변했다. 도의회차원에서 구체적인 자료분석에 기초해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남도 감사는 '하자 없음'결론이 나온 것이다. 실제 전남도는 지난 2월 26~28일 강진의료원에 대한 감사를 벌였으나 각종 계약체결시 지역개발공채 미소화, 감염성 폐기물 관리소홀 등 사소한 문제점만 지적한 채 감사를 마감했다. 1월 31일부터 3월 3일까지 벌어진 감사원 감사와 같은 시점이다. 신의원은 이와관련 "서너차례 계속되는 도의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심각성을 오히려 은폐무마하기에만 급급하다 결국 자체 감사를 통해 면죄부를 줬다"며 "전남도의 감사능력이 이 정도로 허술할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비호의혹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남도 추천 의료원장 국무총리 표창, 언론에 역공작> 전남도의 '면죄부 감사'는 곧 강진의료원에 의해 교묘하게 이용되기까지 했다. 강진의료원은 지난 3월 KBS 광주총국이 총국장 명의로 보내온 공문을 공개하며 'KBS가 9시 뉴스에 강진의료원과 관련, 의료기기 를 바가지 구매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유감의 뜻을 전해왔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당시 강원장은 이 공문을 의료원 곳곳에 대문짝만하게 복사해 붙여 놓는가 하면 "너무나 보도내용이 억울했고, 전국에 대고 내 명예를 훼손한 것 같아 사표내고 끝까지 투쟁하려고 했다. 취재기자가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신빙성없는 제보와 고발에만 치중해서 보도해 결과적으로 오보를 만들어냈다."고 모 매체에 밝히기까지 했다. 더욱 우스운 것은 강원장이 비위사실로 드러난 이 의료장비구매건으로 전남도의 추천을 받아 지난 4월 7일 보건의 날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는 사실. 전남도가 작성한 강원장의 공적조서에는 '진료기능을 보강하여 지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시혜를 확대하기 위해 강진의료원 개원이래 최대규모인 20억원을 투입, 전신용 나선형 C-T등을 구입했다'고 적혀있다. 신의원의 말을 빌리면 "전남도가 공직사회부정부패고리를 척결하기는 커녕 비위 공직자를 은폐보호하였을뿐만 아니라 유공자로 추천해 표창까지 받게 하는 비리비호기관임을 자처"한 셈이다. <5억 2천만원의 행방은> 전남도는 감사원의 지시에 따라 과다지급액 5억 2천만원을 9월 20일까지 회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돈이 실제로 모두 대영메디컬에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혹이 많다. 대영메디컬이 강진의료원을 상대로 사기를 쳤고, 의료원이 사기를 당했다면 9억 7천만원의 대금은 고스란히 대영메디컬측에 입금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비리 커넥션'이 있었다면 당연히 5억 2천만원 행방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대영메디컬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강진의료원으로부터 9억 7천만원을 모두 받았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있다. 또 처음에는 이 장비의 실거래가가 10억원정도라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알아서 판단해라"는 식으로 답변하고 있다. 이와관련 신의원은 "강진의료원장에 대한 도청내 특정 비호세력이 있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문제가 된 C-T뿐만 아니라 의료장비 구입 전반에 대한 부정과 비리, 나아가 커넥션 의혹을 검찰이 나서서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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