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의 정치개입을 원하나
전직 대통령의 정치개입을 원하나
  • 안형수 기자
  • 승인 2005.09.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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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닷컴]
연이은 전직 대통령들의 검찰 출두와 구속 등으로 흉흉하던 수년전.

남북정상회담,노벨상 수상 등 굵직한 현대사의 족적을 남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퇴임을 두고 언론들은 저마다 '이런 전직 대통령이 보고 싶다'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미국 전 대통령이었던 카터를 언급하며 그의 왕성한 민간외교사절로서 가교역할이나 국제적인 봉사활동을 모델로 소개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통일분야나 민주화운동의 전력을 들며 인권분야에 헌신하는 삶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일부에서는 그런 가능성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전대통령의 퇴임을 바라보면서 일었던 수많은 요구 가운데 하나가 '정치 불개입'이었다.

그들은 긍정이든 부정이든 김 전대통령을 두고 일었던 '지팡이 정치'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언론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바램과 달리 김 전대통령이 현실정치에 여전히 개입하길 바라는 모양이다.

김전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식을 위해 광주를 방문하자 언론의 눈은 김 전대통령에게 쏠렸다. ‘엑스파일‘과 ’연정‘ 등 정치쟁점화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잔뜩 기대한 눈치였고 지역 정가에서도 김 전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마치 부활이라도 바라는 것처럼 김 전대통령이 움직이는 곳마다 수많은 지역 정치인들과 정당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중앙정치인들도 대거 내려와 저마다 정치적 해석을 내렸지만 김 전대통령의 입에서는 “이제 당신들의 시대이다”라는 말 뿐이었다.

여전히 현실정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정치인들의 놀음에 ‘관심없다’는 의지일 것이다. 지자체가 세운 컨벤션센터에 저렇게 많은 중앙정치인들이 몰려든 일을 본 적이 없지만 김 전대통령의 이 말은 아직도 당신의 입만 쳐다보는 데 대한 불쾌함일 수도 있다. 바라건대 제발 내버려둘 순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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