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는 조기착공돼야 한다.
KTX는 조기착공돼야 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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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오늘]임선숙 변호사

얼마전 서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야할 상황이 생겼다. 지방 사람들을 배려해서 오후 시간에 잡힌 회의였지만 가고 오는 시간을 계산하다보니 참석결정을 내리기까지 적잖은 갈등을 겪었다.

두 세시간 동안의 회의를 위해 광주에 사는 나로선 회의시간보다 최소한 3배가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결국 하루를 다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결국 시간 때문에 서울 일은 번번이 내게 고민을 안긴다.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아쉽지만 불참쪽으로 결정하곤 한다.

대전지역에선 KTX 개통이후 1시간대에 서울에 도착한다. KTX로 한시간 40분대인 대구에서 온 참석자는 심지어 서울에서 저녁모임이 열리더라도 조금 늦게 참석하였다가 마지막 KTX로 돌아가면 된단다. 서울행때마다 갈등의 연속인 내 처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디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세상이 된지 벌써 오래다. 그런데도 광주는 서울까지 버스로는 3시간 반, 빠르다는 KTX로 2시간 50분이상이다. 우리 지역은 왜 그리도 서울에서 먼 곳으로 남아 있어야 할까.
 
요즘 우리지역 최대 이슈인 공공기관 이전논의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 177개를 대상으로 이전을 원하는 지역을 조사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광주전남지역으로 가겠다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거리상으로는 서울에서 광주보다도 더 먼 대구보다도 선호도에서 후순위였다. 대상기관들은 산업연관효과가 적다는 등 여러 이유를 들었지만 그 속내는 뻔하다. 서울에서 너무 먼 것이다. 

앞으로 광주전남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서남해안 개발사업’(S-프로젝트)이나 J프로젝트는 모두 관광, 레저, 금융, 국제물류 등을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와 같은 핵심사업의 성공여부는 누가 보더라도 접근성이다. 그런데 교통체계는 불편한 채로두고서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관광과 레저를 위해 이 지역을 찾아올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가?

얼마전 [대구경북연구원]에서는 ‘KTX, 지역발전의 교두보로 활용해야’라는 보고서를 냈다. KTX가 개통된 지난해 관광호텔 투숙객이 전년대비 34.2%, 박람회(EXCO)관객이 11만명 늘어난 21.6% 증가했다는 것이다.

영남의 발전 동인 가운데 하나는 미래를 내다보고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KTX 호남선의 조기착공이 호남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중요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건교부에서 KTX 호남선 조기착공에 대해 전면적인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고, 그 결과는 올해 말에 발표된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막연히 결과만을 기다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 당장의 경제적 타당성 면에서 조기착공이 어렵다는 이해찬 총리의 발언에 대해 광주전남마저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광주전남의 밝은 미래를 좌우할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분명히 할 때이다. KTX 조기착공을 위해 지역민이 하나된 목소리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대한 시기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임선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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