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물방울 같은 사랑”
“한 개의 물방울 같은 사랑”
  • 김복순 기자
  • 승인 2005.01.2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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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래 '부름의 전화 장애인자립생활협회'회원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 부름의 전화 박홍래씨 ⓒ안형수 생을 살아가면서 차량운행으로 ‘작은 사랑’ 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부름의 전화 장애인자립생활협회’에서 활동하는 박홍래씨(45)다. 그도 한때는 여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돈이나 명예 같은 욕망의 숲에 갇혀 탈출 할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았던 적이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나듯 물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그는 세상의 그늘진 한 모퉁이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앞을 보지 못한 사람이나 수족이 마비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마음가는 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장애를 입은 그들도 신체건강한 사람들처럼 갈 곳도 많고 할 것도 많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었다. 박홍래씨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고 자동차 보험회사의 영업사원이다. 그야말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다. 이런 그가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마음의 등불이 되어주고 있다. 시간을 쪼개어 신체불편한 사람들이 병원을 오고갈 때 또는 복지관에 가야 할 일이 있을 때 그들을 위해 자신의 차를 운행한다. 남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틈내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요? 물었을 때 “그들은 ‘남’이 아닙니다. ‘우리’입니다. ‘남’이라고 생각하면 신체건강한 사람의 따스한 마음이 필요한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는 장애를 지닌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신체 건강한 몸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봉사활동이니 도움을 준다느니 하는 표현을 거부하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하듯 저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일이 기사화 된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 일을 하는 도중 짬을 내 눈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있는 박홍래씨 ⓒ안형수
앞에서도 말했듯이 박홍래씨의 행복은 많은 돈도 찬란한 명예도 아니다. 지금처럼 신체 건강한 몸으로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하고 또 신체 불편한 그들을 위해 차량을 운행해주는 것처럼 작으나마 뭔가를 해주는 것이 행복이고 삶이다. 그의 사랑은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의 아들과 딸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틈이 나면 자활협회에 나가 우편 발송 봉투를 접거나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책을 읽어준다. 

 이렇게 세상의 곳곳에는 박홍래씨와 같은 ‘작은 사랑’이 필요로 한 곳이 너무 많다. 한 개의 물방울이 모이고 모여 물이 되듯 ‘작은 사랑’이 모이고 모이면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에겐 쏟아지는 빗속에서 비치는 햇살 같은 ‘큰사랑’이 된다.

그래서 박홍래씨는 말한다. 한 개의 물방울 같은 마음이 ‘부름의 전화’에 많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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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목 2005-01-23 14:52:58
이웃을 사랑하는, 어려운 이들을 진심으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의 이야기가 가슴을 훈훈하게 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