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내가 모두 5.18기념공간 아닌가
광주시내가 모두 5.18기념공간 아닌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8.3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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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프로젝트, 정치지도자 선친들의 친일행적 노출, 그리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5.18묘역참배 거부는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깊은 분노와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 천년 전의 역사이든, 가까운 현대사이든 자신의 역사를 소홀히 할 때,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이 우리의 역사를 위협하는지도 재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와 같이 역사를 둘러싸고 드러난  문제와 위협요소들을 보면서 기존 광주항쟁기념공간의 문제점, 과제 등에 대하여 살펴보자.

광주민중항쟁의 역사는 지금까지 국가적 차원의 법제화와  공간화를 통하여 국립묘지 조성, 기념관 설립, 기념조형물 설치 등 기념을  위한 공간을 많이 생성하였다. 하지만 이런  많은 성과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념공간사업은 아직 많은 한계와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기념공간의 문제와 관련하여서 볼 때, 첫째, 광주시내 전체가 기념공간이 되지  못하고 일부 특정지역에만 머물러 있다. 광주민중항쟁은 광주시내  일원에서 전개되었기 때문에 광주시내 전체가 기념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는 시내 곳곳에 서있는 항쟁관련  표지석이 잘 대변해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특정 건물 중심, 기념물 및 조형물 중심의 기념공간중심 개념에서 벗어나서  도시전체를 대상으로 기념공간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역사현장에 대한 보존 및  관리가 부재하다. 기념공간을 특정건물  건설, 거대 조형물 설치에 국한하여 집착할 것이 아니라, 널려있는 역사현장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역사현장 중심의 개념이 필요하다. 역사에 있어서는 최고의 기념 및  기념공간의 문제는 역사 현장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들불야학터가 곧 헐리게 되지만, 이를 보존하자는 논의나 관심은 전무하다. 이렇듯 광주항쟁의 역사현장이 소멸되는 것을  방치하고 외면하는 기념사업 및  기념공간은 잘못된 것이며, 현장이 빠진 그것은 빈약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기존 공간의 활용과 관련하여 보면, 첫째 기존 기념공간에는 방문객과 참배객,  그리고 단순 이밴트는 있어도 광주항쟁을 계승하고 문화화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기념문화관의 경우 많은 부분이 유휴 공간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여러 야외공간 또한 5월행사 기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덩그렇게 비어있다. 5.18기념공간은 광주항쟁역사를 계승하고 문화화하는 사람들에게 할애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광주항쟁의 공간은 문화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광주항쟁의 역사가  광주문화수도 만들기를 계기로 철학적 모색이나 민주주의 담론 없이 오직 문화산업의  대상으로만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현시점에서 광주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은 우리사회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한 의식과  가치, 그리고 지역분권시대의 지역  민주주의 이념으로 자리잡아야 할  시대적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광주항쟁의 기념공간은 광주시내 모든 곳이다. 그리고 기념  및 기념공간의 주체는 광주시민 모두이다. 그런 점에서  광주항쟁기념공간은 역사의 문화화공간으로, 공존과  평화적 소통을 보장하는 문화민주주의 공간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 점을 광주시민, 광주시, 5.18기념재단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 재 호 윤상원민주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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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2004-08-31 13:34:29
    .
    3.1 만세운동의 주체를 사직공원과 천안 삼거리가 있는 동네로 국한하면
    3.1 운동의 의미가 우습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신의주 학생의거를 신의주 시민들만 항쟁기념의 주체로 한다면
    신의주 학생의거의 의미가 아주 우습게 되지 않을까요 ?

    일제때 광주학생의거를 광주시민들이 기념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
    그 또한 그날의 항쟁을 동네잔치로 국한시키는 꼴이 되겠지요.

    5.18 광주항쟁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여러분들의 손을 벗어나서 훨훨 날개짓을 하고 비상을 하게
    놓아주어야 하는 거 아닐는지요 ?

    누가 참배하지 않겠다고 한다 해서 역사적 분노를 운운하는 걸 보면
    여전히 광주항쟁은 여러분들 전유물인 모양이네요, 그쵸 ?

    사실 저는 경상도 사람도 아니고 딴나라당 지지자도 아니지만
    광주항쟁을 여러분들이 너무 혼자서만 틀어쥐고 우려먹고 있는 모습에
    솔직히 저도 거기 내려가서 참배해보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군요.

    그거 하나 가지고 너무 설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다른 거 뭐 보여줄 건 없습니까 ?

    그때 그 난리통에 범죄 한 껀 없었다고 자랑하지 말고
    지금도 범죄 없는 마을을 만들고 있다든지 ....

    이제 다시는 당하고 살지 말자고
    자식 새끼들을 악착같이 훌륭하게 키워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갈 동량들을 많이 배출했다든지 ...

    뭐 그런 계승과 미래시점 목표설정이나
    또는 타지역에서는 못 내놓는 국가적 비젼 제시능력이라든가 ..

    아니면 광주를 개발하지 말고 기념공간으로 아예 내버려 두자거나....

    영원히 뒤를 돌아다 보며 혼자 뿌듯해 하는 기념비적 거리 모습이 되게
    하든지 ....

    전국의 "객체"들과 나같은 구경꾼 관광객들이 알아듣기 쉬운
    다른 사람들도 공감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들로 말입니다 ...

    광주에 오면 이야기 식탁의 메뉴가 5.18 한 가지 밖에는 없어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