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호남과 참여정부는 상생해야 한다
[특별기고] 호남과 참여정부는 상생해야 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7.23 00:0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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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집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전문위원

지역이 일사불란하게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활동도 매우 필요

   
호남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 먹고 살기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들, 장사가 안돼 울상인 상인들, 취직이 안돼 아우성치는 젊은이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경선과 대선, 총선에 걸쳐 세 번이나 대통령을 도왔는데 돌아온 것이 무엇이냐는 분노의 욕도 귓전에 울린다. 인사도 정책도 호남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늘어가고 있다.

호남에서 최근 두달만에 국정수행지지도가 절반으로 떨어진 것 같다. 그 틈을 타고 호남소외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호남 현지의 분위기는 탯줄처럼 수도에 사는 호남사람들에게도 연결된다. 여론조사 지표가 그렇고 보니 소외가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어렵게 됐다.
균형발전 추진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당혹스럽고, 고통스럽기도 하다. 민원은 늘어 가는데 해결할 과제는 하나같이 쉽지가 않다. 같이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확신하건데 대통령도 이런 상황은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나? 첫째가 의구심이다. 참여정부를 출범시키는데 호남이 주역으로서 자부심을 가졌는데 보상이 탐탁치 않다는 것이다. 전남도지사 사건 및 신일순대장 구속, 김혁규총리지명설 및 '영남발전특위'로 이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영남특혜’ 논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대통령과 관계가 없거나 사실이 아니었다.

둘째로 호남이 인사에서 비켜서 있다는 불만이다. 일부는 과장이고 일부는 사실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맞추고 있지만 정부 요직에서 호남출신 비율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정책결정을 할 때 호남문제가 화끈하게 해결되지 않는 점이 있다면 이것이 한 몫 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로 지역현안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정책결정이 고도로 논리적인 것이기에 무자르듯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다. 호남 고속철, 무안공항, 농업개방 등은 지역민들의 불만의 요인이다. 반면 광주문화중심도시, 광양경제자유구역지정, 서남해안 복합관광단지 추진은 피부에 닿을 만큼 성과가 나지 않아서이지 애를 쓰고 있는 일이다.


잘했다고 변명하는 것이 아니다. 민심이 변한 것은 다 이치가 있다. 정부는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 문제점은 과감히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 그러나 호남이 기대를 버리지 않아야 되는 것은 대통령이 호남 보은(報恩)의 마음을 버린 것도 아니고, ‘동진(東進)’ 정책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넘치면 기울고, 비우면 채워지게 되어있는 것이 순리다. 지금은 옳고 그름을 따져 문제는 냉철하게 지적하되 일은 되게 하도록 전략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대통령은 그간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을 확고하게 밝히고 또 그렇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투명하게 하되 성과가 없는 일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 국가경영자로서 자신의 원칙임도 분명하게 말했다. 호남에 대한 균형적 시각에서의 지원정책은 계속 될 것이지만 발전과 성장을 위한 구체성이 없거나 성과가 나지 않는 계획에 대해서는 냉정하겠다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첨단산업활성화, 동북아 관광허브, 공공기관이전 등 여러 지역 현안들을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 제대로 추진해 보길 희망한다. 인사문제도 될만한 사람을 키우고 천거하고 일이 되도록 힘을 모아서 처리하자. 균형논리와 실사구시를 잘 결합하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호남의 낙후요인이 역사적으로 호남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불균등성장 정책 때문이기에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혁신을 두려워하고, 경쟁을 안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확실하게 될 수 있는 일에 통크게 도전해서 밀고 나가는 능력을 호남이 발휘해야 한다. 소극적 균형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구들끼리는 통하겠지만 국가전체로는 안통한다. 방어적 의존보다는 적극적 대응으로 나갈 때 얻을 것도 얻고, 지역의 자생력이나 발전속도도 빨라지게 될 것이다.

획기적으로 사고를 전환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 기업과 대학,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일사불란하게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활동도 매우 필요한 일이라 할 것이다.


더 믿어보자. 호남과 참여정부가 여기서 깨지면 이것은 ‘공멸(共滅)’이 아닐까 한다. 호남은 참여정부를 달래고 채찍질하기도 하면서 ‘상생(相生)’의 길로 가야 한다. 지금 절망하기에는 너무 이른 때이다. 

/김영집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전문위원 kyj@cwd.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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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5 2004-07-27 11:35:25
    안 맞기는 안 맞는데 뭣이 안 맞는지 모르겠다. 노동당이나 민주당,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은 호남이 아닌가?

    나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고 노사모 활동도 했지만 지금은 노동당에 입당했다. 노무현 정권의 한계성을 느꼈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역동성을 노동당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한마디 2004-07-26 11:48:14
    전라도 이곳은 언제나 중앙정부에 '우는소리'나 하는 곳일까? 그것이 김대중정부, 아니 그보다 앞선 김영삼정부 모두 우는소리를 해서 얻어낸 자존심과 긍지일까요? 아닙니다. 적어도 김영삼 정부에서는 집권층의 반대편으로서 자존심을 지켰고, 김대중정부에서는 너그러움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노무현 정부의 이데올로그로 자부심을 갖는 필자는 '우는소리'라? 이곳민들은 집권층에 우는소리라하는 사람들일까? 그 살벌했던 전두환, 박정희정권 때 꿋꿋이 지켰던 자존심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노무현을 지지했던 당당한 자부심은 무엇일까? 전라도만의 특혜를 기대했던 것일까? 구차하게 우는소리를 하기 위해 빌미를 만들기 위한 것일까? 보다 더 지역의 진정한 요구를 직시하길 바란다

    관광객 2004-07-24 18:02:33
    .
    "...지금 절망하기에는 너무 이른 때이다."

    이런 식의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논리가 호남을 죽여온 논리였죠...
    호남에 대한 보은의 마음을 잊지 않고있다는 대목에 가선
    변론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합니다.
    읽는 이들이 가슴이 뭉클해지게...

    그것이 설령 맞는 말이어도
    여전히 희망과 기대를 갖기에는 3년반 남은 시간이 너무 짧은 때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1년반 그가 보여준 게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의 바닥이 다 드러나
    이젠 더이상 보여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정책과 능력을 보지 않고 인격을 보고 사람을 뽑으면 이렇게 되지요.
    이젠 할 수 없지요. 3년반 후의 다음 선택을 기다리는 수밖엔....

    민심이란 어린 아이처럼 순박해서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반응하지요.
    얼르고 달래고 하면서 무사히 3년반을 채우고 나갈 수 있겠지만
    이 동네에 남는 것은 아마 별로 없을 거 같군요....

    문제는 노무현이 문제가 아니라
    제밥을 찾아먹지 못하는
    전라도가 문제이지요.
    (이 말은 정말이지 노골적으로 드리기가 미안하고 섭섭한 말이겠지만)

    이곳 다른 페이지에서 어느 분이 말씀하셨듯이
    호남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선행 요건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봅니다.

    여러분들의 몰표지지 선택에 대해 여러분들 스스로가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여러분들의 알량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기 때문에
    비판하지 말고 잠잠히 지나가시고
    다음 3년반 후의 선택 기준을 미리 점검해보세요.
    장기적으로 보고, 자체 내부적 연구 동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경쟁력 배양을 포기하면 죽도 밥도 다 안나올 거니까 유념하시고 ...

    .

    야인시대 2004-07-24 16:03:29
    좋은 글 잘읽었읍니다만
    어쩐지 많이 듣던 노래가락이 생각나는 군요
    미워도 다시한번
    호남의 한과 눈물은 또 이렇게 흘러간 유행가가락이나 읖조려야 하나요..

    김대원 2004-07-23 21:01:3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계속 건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