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다. 모두 대단하다. 그래서 [트로이] [투모로우] [슈렉] [스타이더맨] [해리포터]에서 무엇이
가장 쎈가를 가름해 보고 싶어졌다. 그 맛이 낱낱이 다르다. 그래도 [트로이]와 [해리포터]는 약하다. [투모로우] [슈렉] [스파이더맨]는
가름해 내기가 힘들다.
2편이 나오자마자
주인공을 찾아 보았다. 그대로였다. 봐? 말어? 그런데 예고편에서 보이는 악당의 캐릭터와 액션이 범상치 않았다. 가슴이 다시 두근거렸다.
실망스런 그 남녀는 지워가면서 보기로 했다. 캬!!! 그 범상치 않음이 기대 이상이었다.
너무 너무 재미있었다. 스파이더맨의 환상적 액션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악당과 기계발의
혼연일체하는 몸과 마음 그리고 그 미묘한 표정의 움직임은 섬뜩하고 감탄스러웠다. 짓이겨버리는 액션도 정교하고 폭발적이었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까지. 그 어떤 장면보다도 이 맛이 이 영화에서 가장 독보적인 백미이리라! 이왕이면 광주극장의 진짜 대형화면으로 보시라. “작은 차이가 큰
차이”라는 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이 보여주는 영웅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게 엘리트주의나 스타탄생의 신화를 북돋우는 정치적 이념이
숨어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엉? 황당한 공상영화에 왠 정치적 노림수? 스파이더맨의 고달픈 생활과 숙모의 영웅찬양에, 미국 공화당이념을 새겨넣는
비밀이 숨어있다. 이 이야길 펼쳐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