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칼럼]영산강(榮山江) 목편선(木船片)
[김경수칼럼]영산강(榮山江) 목편선(木船片)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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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전대사대부고 교사, 문학박사]

 나주시청에 근무하면서 땅이름을 주제로 향토 공부하고를 하고 있는 윤여정 님의 제보다.김선생 영산포에서 드디어 대형 배조각이 수습되었다오! 20년 전 규장각 군현지도 열람 때 유독 나주지도의 영산강 수로에 여러 척의 상선과 전선이 뚜렷하게 그려져 있어 수운(水運)연구의 출발점에 선 기억을 되살려 본다.


  영산포 영강동에서 목공예를 하고 있는 윤재술(63세) 님이 지난 달 말께 나주역 앞 옛 영산강 유로에서 발견, 문화원에 신고한 길이 5.8m 목선편이 바로 그 고지도상의 주인공일 수 있다는 느낌이다. 왕건과 관련된 흥룡동(나주시청터)에서 곧이 보이는 둥구나루(목포,나주역터)가 바로 “나주목의 진짜 터미널(포구)이다.”라는 주장이 담긴 『영산강삼백오십리』라는 책을 펴낸 지 10년이 다 되어갈 무렵이다.


  이 나주목포 배 조각은 아직 종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성급하지만, 6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재료이며 30여m 크기로 9~11세기 때 전함으로 추정된다는 선박유물전문가들의 진단이 일단 내려졌다. “왕건이 덕진포로 나가자 진훤이 전함을 배열했는데, 목포로부터 덕진포에 이르기까지 전함이 서로 종횡으로 잇대었다”는 『고려사절요』를 떠올린다.


  나주 금강안 치을포(통진포) 해릉창과 영암 해창리 신포(조동포) 장흥창에는 각 1천 섬을 실을 수 있는 초마선 6척이 조운(漕運)을 위해 배치되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무안현 동쪽 20리 거리에 수군처치사영인 대굴포가 있었는데, 대선 8척 중선 16척 수군 1,895명, 뱃사공 21명이 편제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영산포 전남경찰청 소속운전면허시험장터에 있었던 염창굴에는 염간 259명이 춘추에 소금 2,590섬 공납했다는 기록도 되새겨 본다.


  자동차나 기차와 같은 근대적 교통수단 이전에는 말과 배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었다. 특히 바다와 강을 통한 뱃길은 화물수송에 있어 절대적인 구실을 맡았었다. 우리 영산강은 ‘남해만’이라는 지중해와 유로의 절반이상까지 조수가 오르내렸다. 고산자는 담양근처까지 쌍선으로 가항구간을 『대동여지도』에 표시해놓았다.


  상공업 주축의 지역개발에 따라 영산강의 정체성은 그늘에 가려있었다. 사실 영산강은 유로연장과 유역면적에 비해 높은 생산성을 지닌 곡창지대로 고대 옹관묘 집단으로부터 근대 일본인까지 탐내는 곳이었다. 이와 같은 근거는 문헌자료와 더불어 그간 드러난 유물유적에서 확인되어 ‘영산강문화권’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광주 신창동 유적지에서 확인된 농경문화 수준을 능가하는 수많은 보물들이 영산강 바닥과 산기슭에 묻혀있을 따름이다.


  1763년 호남지방 곡물 5만 섬 중 2만 섬을 저장할 제민창을 설치했다는 기록이『만기요람』재용편에 있다. 나주시 안창동 제창마을 410번지 일대에는 수십 개의 대형 건물주춧돌이 남아있고, ‘억만고’라 불려지고 있다. 다시면 죽산리 전선소(수군기고)와 무안군 몽탄면 이산리 전선창(선소창)도 아직 발굴이 되지는 않았지만, 영산강이 의미심장한 노래를 부를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발견된 나주시청 보도안에 칭한 ‘나주선’ 유물은 복암리고분 발굴 결과 이상의 역사지리적 사실을 풀어낼 수 있는 고귀한 것으로 여겨진다. 신대륙은 1421년 정화(鄭和)가 영락제의 지시에 따라 길이 150m나 되는 정크선을 타고 71년 먼저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긴 영국 해군 잠수함장 출신인 개빈 멘지스의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그간 거북선의 실체가 미스테리로 덮여있는데, 제작한데 직-간접으로 관여한 나대용 장군의 고향이 바로 영산강 문평이다.


  영산강을 따라 역사지리 탐험코스를 유역의 고을들이 강심처럼 합의하여 마련합시다. 우선 강가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게 만들고, 나들이배를 알맞은 크기로 제작하여 때를 맞춰 띄어봅시다.


/김경수(전대사대부고 교사,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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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2004-04-27 22:08:43
영산강에 배들어 오면
무슨 배가 먼저 들어올까
황시리 홍어 흰새우젓을 가득 실은 젓배가 들어올까
아니면 태양의 기를 가득 담은 소금배가 들어올까

영산강에 배가 뜨면
무슨 배가 먼저 뜰까
태조 왕건이 탔던 배일까, 나대용 장군이 만든 배일까
아니면 저 애환서린 외돛단 고기배일까

영산강은 이야기 할것이다.
그 역사의 힘과 흐름을 분명 이야기 하고자 할 것이다.
그 시작이 바로
이번에 나타난 배조각일 것이다.

김경수 박사의
영산강 삼백오십리
이제야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