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언론은 썩은 달걀인가-신문개혁국민행동 임동욱 본부장
광주의 언론은 썩은 달걀인가-신문개혁국민행동 임동욱 본부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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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달걀은 부화되지 않는다/ 언론 내부 스스로가 깨어나야 한다/ 중앙지에 안방 내준 지방지/ 독자 외면 반증/ 신문개혁의 중심동력은/ 언론내부에서 나와야/ 광주지역 언론개혁 다시 시작/ 계도지, 기자실 폐쇄 공론화/ "광주의 언론은 부화할 수 있는 달걀일까, 썩은 달걀일까". 최근 발족한 신문개혁국민행동 광주전남본부의 임동욱본부장(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이 '달걀 부화론'을 내세우며 언론 내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시민단체의 신문개혁운동 등 외부 온도를 아무리 잘 맞추어도 언론인 스스로 개혁하려는 실천의지가 없으면 썩은 계란으로 병아리를 까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단의 학자요, 현장의 운동가로서 그가 진단하고 있는 광주지역 언론개혁의 가능성과 한계를 들어보았다. -새로 신문개혁국민행동이 발족했지만 기존 언개련, 민언련과 다를게 없다는 시각이 많다. 지금까지의 언론운동과 무엇이 다른가. ▶솔직한 지적이다. 다른 단체들도 광범위하게 조직할려고 했지만, 실제적인 참가 단체를 찾기가 힘들었다. 광주지역 시민운동의 한계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본부장 맞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여러가지 당위적인 상황에서 필요했고, 기왕 중책을 맡았으니까 잘 이끌어내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중앙의 언론운동은 있지만, 지역 언론운동은 미약하다는 얘기가 있다. 광주지역의 특수한 언론현실에 맞는 지역언론운동이 필요한 것 아닌가. ▶독자적인 운동이 뭘까 고민하고 있지만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전남일보의 예에서 나타났듯이 언론사와 지역사회, 정치권, 관이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언론 활용론'을 앞세워 언론사와는 껄끄러운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생각이 존재한다. 신문개혁국민행동 발족을 계기로 광주에서는 계도지와 기자실 폐쇄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론화시킬 계획이다. -광주전남의 언론문제를 논할때 '난립'을 예로 든다. 난립으로 인한 구체적인 폐해가 있는가. ▶신문사의 난립은 언론공해는 물론 지역기업의 침체를 불러오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제한된 광고시장에서 광고를 따먹기 위해 신문사는 여기저기 기업들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 두개 신문에 광고할려고 해도 무서워서 광고를 못할 정도다. 서로 광고달라고 떼지어 몰려오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신문이 나올리 없다. 얼마전 광고주협회 구독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광주지역언론은 독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12개 지역신문이 조선,중앙,동아에 안방을 내주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난립상'을 극복하고 신문개혁을 할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현역 언론인이 중심이 돼 언론개혁에 나서야 한다. 지역언론들이 제대로 봉급도 못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광주매일도 임금체불로 사장을 고발하지 않았던가. 이같은 상황에서 '기자들이 뭘먹고 사느냐'고 물으면 촌지나 향응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답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언론인 스스로 자정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언론 노조가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나로서도 의문이다. 신문개혁운동의 동력의 중심은 언론 자체 내부에서 어느정도 나와야 한다. 총선편파보도를 일삼은 전남일보 사장퇴진 투쟁의 경우 시민단체가 그렇게 강력하게 나선 경우도 없었다. 하지만 노조가 동인에 서지 못했다. 시민단체는 촉구하고, 요구하고 시위하는 방법밖에 없다. 신문개혁을 대중운동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려면 언론 스스로 나서야 한다. 동력은 외부와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광주지역 언론은 외부에서는 요구해도 내부에서는 요지부동이다. 계란이 부화하는 원리를 보도 그렇다. 아무리 온도를 높여도 썩은 계란은 부화되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현직언론인이 '신문개혁 100인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신문이 '난립'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신문 저 신문 가리지 않고 기고를 하는 언론운동 지식인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모순이 있는 것 아닌가. ' 광주의 조선일보'를 정해 구독거부나 기고거부운동 등 실질적인 운동이 필요할 것 같은데. ▶좋은 지적이다. 하지만 언론운동을 하는 지식인 내부에서조차 특정신문을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평소에도 '없어져야 할 신문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지만 아직은 이같은 생각이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적풍토는 아니다. 고민하고 연구해야할 과제다. 임본부장은 광주지역 언론개혁의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예의 '부화론'에서 지적했듯이 언론 내부의 동인이 감지되지 않는데다, 외부 시민단체의 신문개혁운동 방식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달걀을 세우는데는 '콜롬부스의 달걀'의 지혜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광주에서 '신문개혁'이라는 이름의 달걀을 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광주의 지역언론인들에게 달걀 한 광주리가 배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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