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제자리 찾기를 위하여
지역축제의 제자리 찾기를 위하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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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한 일간지에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는 제호를 단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의 내용은 전국적으로 열리는 지역축제의 수가 8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었는데, 특히 5월과 10월에 지역이름, 명승지, 특산품 이름을 앞세운 축제가 줄을 잇고 있다면서, 내실없는 축제 개최를 묵시적으로 비판하는 기사였다.

최근 지역축제는 과거 민속축제, 문화행사와는 다른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성격의 관광축제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번 10월에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축제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소규모투자로 많은 관광객을 일시에 유치할 수 있는 축제의 기대효과 때문일 것이다. 결국 축제에 대한 문제 논의는 축제의 수가 많으냐 또는 적으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축제가 갖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축제가 얼마나 있는가 하는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축제를 통해서 기대하는 바는 크게 두가지 일 것이다. 첫째는 경제적 효과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홍보효과에 대한 기대이다. 그래서 지역홍보와 경제효과에 주목하여 환영을 받고 있기는 하나, 최근 지역축제의 예산낭비, 행사프로그램의 중복(베껴먹기 경쟁), 지나친 관주도 등을 우려하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축제가 제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많은 것같다. 이러한 점은 전국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대부분의 축제평가에서 나타난 점을 분석해 보면 크게 세가지 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오랫동안 관주도로 인해 축제가 연례행사화, 실적 위주로 변질되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직접 개최하기 보다는 민간으로 축제를 이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지자체가 예산을 대는 지역축제의 경우, 대부분 관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려는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둘째는, 축제를 이끌어갈 만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축제를 연구하는 전문연구자 뿐만 아니라 지역이벤트 조직자들이 관광상품화하는 기획력과 홍보능력이 부족하다. 셋째는, 축제에 대한 컨셉과 연출부족을 들 수 있다. 축제를 일정공간에 무대를 설치해서 공연을 펼치고 장기자랑하는 것인양 인식하고 테마도 없이 백화점식 프로그램으로 나열된 축제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역축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먼저 프로그램의 중복문제는 축제주제와 관련이 있다. 현대의 관광전략은 한마디로 특화에 있다.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관광상품은 결코 살아 남을 수 없다. 지역축제의 테마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 지역만이 비교우위에 있는 역사나 전통문화 그리고 특산물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 전문적인 주제, 특색있는 주제를 가지고 체험형, 건강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축제의 과잉문제는 단순히 수의 개념보다는 질적인 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축제의 성격을 관광객 유치라면 그에 걸맞는 전략을 세워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고, 지역민단합이나 민간주도형 축제라면 소규모로 특색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툭하면 축제냐 라는 비판론이 제기되고도 있지만 지역문화축제의 경우 그 지역의 홍보와 경제발전과 문화활성화에 적잖은 보탬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제 관광객을 단순히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무의미한 측면이 있다. 날로 축제의 특성화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산업과 연관된 특산물이나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10월이 지나고 축제가 잠잠해 때에 우리들은 지난 축제에 대해 반추해 보고 내년에는 한층 성장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평가와 되새김이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새롭게 만드는 축제일수록 장기 플랜이 중요하다. 어느 분은 지역문화축제 개발은 “아이 나와서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축제는 아기키우듯이 차근차근 키워 나가야 해당 지역주민이나 관계자들에게 즐거움과 긍지, 그리고 성취감을 심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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