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축제 성공, 무엇으로 판단하나
김치축제 성공, 무엇으로 판단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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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에서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지역축제는 지역문화가 종합화되고 함축적으로 상징화된 행사로써 지역축제의 개최는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인 기대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 국의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그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관습을 표현하여 반복적으로 개최하는 그 지역축제를 잘 개발하고 홍보하여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역축제는 도시개발, 지역 이미지 형성, 관광상품의 판매,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인정받고 있으며, 관광행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매력이 있으므로 뛰어난 관광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지역의 경우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또한 축제는 다른 지역의 풍속, 문물 등을 관찰하고 체험함으로써 그 지역을 이해하고 친선을 도모하며, 문화교류를 증진하는 효용을 가지고 있으며, 축제의 개최와 참가를 통한 지역민들의 상호왕래와 교류에 의한 문화의 이해는 지역감정의 해소, 지역주민간 편견의 해소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1996년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 자치시대가 개막되었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제가 이루어지려면 지방의회의 구성이나 주민에 의한 단체장의 선출과 같은 외형적인 제도의 구비 못지 않게 지역문제의 자치적 해결과 결정에 대한 자기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부적 기반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점에서 재정자립기반의 확보는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1990년대를 전후하여 지방정부는 수많은 축제를 신설하였고, 정책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지역발전의 계기로서 활용하고자 하였다. 지역축제가 지역발전과 쇠퇴의 순환적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끊고 지역발전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정책수단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1970년대 70여 개에 불과하던 지역축제가 1995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서 현재는 비교적 잘 알려지고 정형화되어 있는 축제만 해도 450여 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벤트성 행사 등 관련 행사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8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많은 축제들은 지역의 전통성은 물론이고 주제도 뚜렷하지 않고 경쟁적인 축제개발로 지자체간의 축제의 충돌과 비차별화,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한 관주도적인 축제, 지나친 상업성으로 인한 지역의 정체성 상실, 내용과 프로그램이 졸속적으로 구성된 형식적인 축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방정부수준에서 정책적?전략적 수단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발생하고 있지만,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경제적?기회적 접근은 실제적인 성공 가능성에 있어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들의 자부심과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편익과 기대가치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방정부의 성격으로 인해 지역축제 성공의 여부보다는 축제의 지속적인 개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축제가 다른 지역축제의 프로그램이나 성격과 차별화 되지 못하고, 운영과정에서 방문객들의 만족을 가져다주질 못할 경우 예산의 낭비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역경제의 쇠퇴로 인하여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에 대한 비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무조건적으로 개최되는 지역축제와 소모성 축제를 선별하여 과감한 통합과 더불어 예산지원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이와 같은 시책의 일환으로서 1997년에는 남원 춘향제 등 11개, 1998년에는 한라산 눈꽃축제 등 18개, 1999년에는 대관령 눈꽃축제 등 21개, 2000년에는 한라산 눈꽃축제 등 25개 문화관광축제를 지정하여 행사금액을 지원하는 등 매년 그 특성과 규모면에서 지원가치가 있는 축제를 위주로 제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금년까지 지정된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는 진도영등축제, 함평나비축제, 진도 영등축제, 함평 나비축제, 강진 청자문화제, 광주 김치대축제, 영암왕인축제가 있다. 이미 내년 상반기에도 진도영등축제, 함평나비축제가 선정되었고, 하반기에는 강진청자문화제와 광주김치축제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성 다향제가 새롭게 상반기 예비축제로 지정된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지역축제가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사전준비와 종결후의 사후에 대한 평가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이면서 체계적인 전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03년 지정축제였던 영암 왕인축제가 미신청이 이유가 되어 탈락된 것은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지금 열리고 있는 광주 김치축제도 한동안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되었으나, 최근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받고 있는 점은 크게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주?전남지역에는 크고 작은 6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광주시를 포함한 우리지역 23개의 시군에서 6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는 것도 문제려니와, 절반 이상이 4월, 5월 10월에 몰려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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