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남대에 무슨일이…벗어 던진 교수 체면
‘국립’전남대에 무슨일이…벗어 던진 교수 체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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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하 농생대) 업무가 일체 마비됐다. 학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모든 교수들이 비상대책위를 결성, 20일부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대학 본부 건물과 정문에는 대학 행정을 비판하는 농생대 교수들 명의의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교수 체면 같은 것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과가 없어지는데 교수와 학생이 존재 할 수 없죠."

최근 전남대는 BT(Bio Technology, 생명과학기술) 특성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생대와 자연대, 공대 소속 3개 학부가 통합, 6개 대학원과 2개 연구소를 흡수해 신설 학부로 다시 태어난다. 이 과정에서 전남대는 농생대 생명공학전공을 폐지키로 최종 결정했다.

"절차 무시한 학과 폐지결정은 전면 무효"

하지만 농생대 교수들은 "우리에게 일언반구의 통보도 없이 공식적인 동의나 절차도 무시한 행정"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학칙을 개정할 경우 사전 공고·심의 및 공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전남대는 그 기간을 5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대는 농생대 구성원들과 합의 절차 없이 지난 12일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14일 교육인적자원부에 BT 특성화 사업 계획 제출, 17일 '2004학년도 대학 학부(과) 및 학생정원 조정(안)'을 확정했다.

©김태성 기자

날치기 통과하자 학장·보직교수들 사직서
전남대 농생대 교수 철야 농성…업무 마비


농생대 교수들은 "이 결정을 무효화 하지 않을 경우, 삭발 투쟁과 교육부 항의방문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학과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교수들은 이번에 폐지되는 '생명공학'이 지난 14년 동안 농생대의 핵심 연구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결코 전남대 본부의 논리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본부가 추진하려는 BT 특성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 없이 임의적으로 몇 개 학과 합쳐 일단 모양만 갖추자는 것은 국가 예산 따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한편, 대학본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교수들과 대화하려 시도했으나 농생대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히며, "이미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된 내용이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30일 농생대 교수들은 교육인적자원부를 방문, 이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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