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바람 부는 학부모회-상>'치맛바람 오명벗자'
<개혁바람 부는 학부모회-상>'치맛바람 오명벗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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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지에 압력밥솥 갖고 따라가서 선생님들 식사 접대하고, 날마다 아이들 교실 청소하고, 회비 거둬서 학급 비품사주고, 학교발전기금 모금하고 … " 이른바 '치맛바람의 진원지'인 일부 학부모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이다.

지난 3월 개학과 동시에 대부분 일선 학교에서 구성된 학부모회를 놓고 교육현장에서 "차라리 학부모회는 구성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낫고, 활동중인 학부모회는 교육의 주체로서 떳떳하게 설 때 비로소 교육개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여론과 함께 개혁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1년 광주지역에서는 '학부모회비 반강제 모금'이 비난을 산적이 있다. 학부모회 또는 육성회라는 자생단체에서 연간 최대 26여억원을 걷으며 일부 학부모들의 불만과 민원이 제기 되고 있음에도 광주시교육청은 손을 놓고 있다는 것.

당시 한 학부모 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한 학급당 6명의 임원이 각각 5∼10만원, 중고등학교의 경우 한 학기 학급에서 4명의 임원이 10∼20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삐 뚫어진 학부모회 모습이 드러난 적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볼 때 학부모회는 일부 긍정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목적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등 교육의 한 주체로서 학부모를 망각한 채 교육현장을 치맛바람으로 멍들게 하는 대표적인 모임으로 치부돼왔다.

최근 2∼3년전부터 광주지역에서는 개혁적인 학부모 단체와 교원단체들을 중심으로 불법찬조금 모금고발 등으로 '학부모회 제자리 찾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체들의 노력은 일부 학부모들과 일부 교장들의 반발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회 개혁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구성에서부터 활동, 결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개혁과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학부모로서 떳떳한 교육주체로 거듭나야
조직구성에서 회계 활동까지 공개투명 필요
시 교육청 "자생적 임의단체 이유 관리부재"



학부모회 대부분은 '회원들의 자기개발에 힘쓰고 자녀교육을 위한 지원활동과 학교 지역사회 발전,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학교교육지원 △지역사회발전 △회원자질개발 △회원상호간 친목 등'을 목적과 사업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 학부모회는 학급·학년·학부모회와 전체학부모회에 걸쳐 일사분란한 체계로 조직돼 있으며, 광주지역에서는 48학급 기준으로 학교 당 평균 약 300여명이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특정 사업에 대해 모금을 할 경우 엄청난 규모의 금액이 모인다는 것.

광산구 신가동 모 초교 학부모회 임원인 윤 모씨는 "학부모회 활동들이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잘못된 관행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학부모들에게 이어지면서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비교육적인 행태로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며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정상적인 교육행위로서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자기반성과 제자리 찾기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회 개혁은 구성권을 가진 일선 학교 교장들이 역할도 중요하다"며 "최선의 답은 학부모회를 구성하지 않는 것이며 차선으로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활동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개선책을 내놓았다.

한 학부모 단체는 학부모회 개혁토론회에서 "교사의 교육 할 권리와 학부모의 교육시킬 권리가 학생의 학습 받을 권리를 중심에 놓고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될 수 있도록 노력 할 때"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학부모회 임원들이 귀 기울일만한 대목이다.

이처럼 학부모회의 문제점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광주시교육청은 "현안에 따라 담당 부서가 다르다"며 총괄 관리부서 없이 방치 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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