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들
착한 사람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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꽹과리 장고 신명난 가락에 마을사람 하나둘 모여 어깨춤 덩실덩실~/ '우리의 축제를 부활하자'/ 아티스트+시민후원모임 '착한사람들' 딴따라 4인 깃발/ 예술인.후원자'착한 마음'결합돼야/ 문화예술 키울 수 있을 것/ 소수에 의해 박제되지 않고/ 누구나 즐기고 누릴수 있는/ 축제를 꿈꾼다// '착한 사람들' 이들은 광주를 사랑하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꿈꾼다. 정말 착한 사람들만 모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착한 일을 하자는 모임이다. 그 무기이자 매개물은 문화예술이다. 예술가들만 모이자는 것도 아니다.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자는 것이다. 옛날 시골마을의 대동굿을 생각해보자. 꽹과리와 북, 장고를 칠 수 있는 소수의 아티스트(?)와 대다수 마을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축제였다. 광주에 그런 축제를 이곳 저곳에서 수도 없이 되살리자는 것이다. 배경희, 오영묵, 이금로, 배창희씨 등 이른바 '딴따라' 4명이 깃발을 들었다. 대표격인 배경희씨(43)는 '축제론자'다. "옛날, 아니 10여년전부터 축제를 생각했다. 예술은 삶의 표현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누구나 함께 누려야 한다. 문화예술이란 것도 모두 사람을 위한 것인데 박제화되어 있는 구석이 많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풍요로운 문화의 향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다운 축제를 만들고 싶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배씨는 지난 85년 창단된 노래그룹 '꼬두메'의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내 아내는 우동을 좋아해'란 음반을 내고 서울과 광주에서 모두 4차례 공연을 갖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무명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터 예술성은 높이 평가받고 있는 가수다. 이금로씨(37)는 그런 배씨에게 반한 사람중의 한명이다. 이씨는 엄밀히 말하면 예술가는 아니다. 곡성이 고향인 그는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기획가다. 문호근 예술의 전당 예술감독이 소장으로 활동했던 한국예술기획연구소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중고교시절부터 예술가들과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기획자로 성장했다.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의 작곡가 백창우, 시인 서화영, 화가 백진원 등이 그와 함께 산 예술인들. 어리다는 이유로 이들의 '뒷일'을 한 것이 그대로 지금 직업이 됐다는 것. 사실 문화기획가는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일하지 않는가. 이씨가 배씨와 만난 것은 지난 90년 한 까페에서 오영묵씨(40)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반하면서부터다. 꼬두메 일원으로 당시 라이브가수로 활동했던 배씨와 오씨의 노래를 듣고 감동 받았다는 것. "당시 대개의 라이브까페 가수들은 유명 대중가수 흉내내는데 급급했는데 배경희씨를 비롯한 꼬두메 팀은 분명한 자기색깔을 갖고 있었다"는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때부터 인연을 맺기 시작한 세사람은 지난 99년 서울에서 결성된 시노래모임 '나팔꽃' 동인으로 함께 참여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나팔꽃은 김용택, 도종환, 정호승, 안도현, 우종화(이상 시인), 백창우, 김현성(이등병의 편지 작곡), 유형성(뮤지컬 백범김구 작곡), 안치환, 김원중, 배경희(이상 음악인)등과 이금로씨가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이때부터 배씨 등과 함께 '착한 사람들'을 기획했다. "광주는 미술, 문학 등 행위예술이 아닌 장르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음악, 무용, 연극, 춤 등의 장르는 활성화돼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관의 지원이나 하드웨어 부족도 원인이 있지만 창작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씨는 따라서 "아티스트 스스로 창작력을 배가하고 관객과 만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관객과의 만남 자체가 쉽지 않다. 아티스트와 지역의 후원그룹이 많이 만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며 '착한사람들'의 창립을 제안했다. '착한 사람들'이란 작명배경도 재미있다. 우선 예술행위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전제다. 실제로 문화예술이란 것은 모두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한 표현에 다름아니다. 이같은 사회적 의미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에서 자생력을 갖춘 문화예술을 키우려면 서로 도우려는 마음, 바로 문화예술인과 후원자그룹의 착한 마음이 결합해야 한다 는 차원에서 '착한 사람들'은 탄생했다는 것. "신명을 되찾아야 한다. 예술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다. 착한 사람들은 거창한 조직보다는 소수지만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이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신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를 토대로 문화예술활동의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면 새로운 문화운동의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꼬두메 작곡가 오영묵씨는 소박한 출발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기존 문화예술에 대한 예향 광주의 서운한 대접(?)에 대해서 토로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공연이라면 무조건 비싼 대가를 주고 가면서 정작 지역에서 창작한 작품 공연에 대해서는 인색합니다. 그런데 지역 창작 작품이 서울에서 호평받고 내려오면 그때서야 관심을 갖는 게 지역 분위기입니다" 오씨는 특히 '마음의 눈'도 강조했다. 최근 영상시대를 반영하듯 TV에 나오지 않으면 문화로서 가치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세태를 꼬집었다. 바위섬을 작곡한 배창희씨(38)는 국악인출신이다. 배경희씨 친동생인 창희씨는 국악대중화와 함께 높은 예술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에 '착한 사람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김태성 기자 hancut@siminsori.com ***이런 사업 함께해요 시민과 함께 할 사업 광주예술가 사랑 캠페인 세대별 세미 프로모임도 '착한 사람들'은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전까지는 작곡가, 미술인, 사진, 작가, 기획자, 교육학자, 지역연구가, 환경운동가, 언론인 등 '착한 사람들'에 동참할 수 있는 이들을 모으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통해 '착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업을 시민과 함께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 전문 예술인 창작 활성화를 위한 정기발표회 오는 4월15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배경희 라이브 콘서트 '산벚꽃 피는 날'을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시하나 노래하나 소극장 공연, 부정기적으로 꼬두메 콘서트 등을 기획중이다. ▲ 광주예술가 사랑하기 캠페인이 캠페인은 지역문화예술가를 광주가 보호하고 아끼는 문화풍토를 마련하기 위해 문화예술가와 소비자, 후원자그룹의 튼튼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저변확대를 위한 사업이다. 이를위해 광주시민과 만나는 거리순회 행사(거리 미술제, 거리콘서트, 거리연극발표회, 거리 클래식 등)를 개최하고 후원그룹을 위한 월례정기 리셉션 및 광주 아티스트 초청 발표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 창조적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시민과 함께하는 각종 문화프로그램과 함께 세대별 세미 프로문화모임을 발족, 발표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시민문화프로그램은 (가칭)배경희 대중음악창작교실, (가칭)오영묵의 어린이 전래동요,동요창작 교실 등이다. 세미프로모임은 이미 구성돼 5월공연을 준비중인 어린이 문화모임 '무등골 아이들'이 있으며 청소년 문화모임 '푸른노트' 여성문화모임 '남도 아줌마' 등도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소외지역 방문 정기콘서트, 시하나 노래하나 콘서트 등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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