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單風)에 뜨거운 광주, '개혁과 변혁은 계속된다'
단풍(單風)에 뜨거운 광주, '개혁과 변혁은 계속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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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3주가량 남겨두고 있다. 광주전남 사람들은 '단일후보' 성사로 12월 승리를 미리 맛보는 듯하다. 성급하게 단일후보의 승리를 낙관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급해진 한나라당의 공세도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오랜만에 정치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재미를 듬뿍 안겨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사람들은 '지역역풍'을 의식 한 듯 애써 티를 내지 않고 있다. 평온함속의 태풍을 바라는 듯….


광주·전남이 지난 3월 이후 다시 목소리가 살아나고 있다. 거리에서 술자리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의 시선과 모습에서 쉽게 확인된다. 선술집 안주감도 대통령 선거가 안주감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변혁의 도시답게 '광주의 소리'가 울리고 있다. 마치 일부 '쓸개빠진 사람'들이 "후보단일화가 호남인의 정서"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것에 대해 '단일화가 아닌 개혁이었다'를 증명이라도 하듯.


©김태성 기자

음식업을 하는 40대 후반의 자영업자는 '오픈정치'라는 멋있는 메뉴로 정치개혁을 주문했다. 구시대 정치 퇴물인 '패거리' '밀실계보'를 청산하자는 의미다. 현재 국회의원의 대부분은 이런 인연을 잡아 국회에 진출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사장은 또 단일후보에게 임기 후 조용한 낙향을 권유한다. DJ는 퇴임 후 '새로 지은 저택'에 머물 계획이다.

광주가 바라는 건 '정권재창출' 넘어선 '희망의 미래'
서민의 벗에서 자주적인 대통령까지
진정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후보를


보성의 농사꾼은 30만 농민을 대신해 농산물 수입개방을 막아주고,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인식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루종일 어깨가 빠지도록 타작한 콩 한되 값은 6천원, 봄 마늘은 창고에서 썩고 있다고 한다.


20대 한 대학생은 정부가 반미운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미국을 자주적으로 대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물평가를 주문했다. 40대 한 자영업자도 미국의 무기판매장이 된 한국을 만들지 말자고 거들었다. 지난 20일 미군 재판부는 미군탱크에 깔린 한국의 두 여중생 사망사건 재판에서 해당미군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한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을 없애고 정치권 성역과 지연 학연 혈연을 깰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대통령'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여전히 '북한은 적'이며 '이념투쟁 일삼는 정권'이라는 해묵은 반공논리가 먹히고 있다. 장애인 자영업자는 기득권과 1등을 위한 정치에서 장애인, 여성, 2등, 3등도 행복 할 수 있는 문화가치가 있는 사회건설을 바랬다.


한 여성단체 대표인사는 보육정책, 양성평등, 70%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를 들며 정책실현에 비중을 두었다. 교사는 원칙과 소신, 도덕성을 갖추고, 경쟁중심교육을 인간중심으로 바꾸려는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수능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의 자살은 계속되고 있다. 한 공무원은 '명목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역사의식을 갖춘 대통령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정권은 공무원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화이트 컬러는 버스 승차비를 알고 서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서민의 벗'을 고르는 중이었다.


이처럼 광주의 소리는 정권재창출이 아닌 개혁과 변혁이다. 즉 "DJ를 밟고 나가라"로 모아진다. DJ와 현 정권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더께를 과감히 털어 버리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었다.


이런 '광주의 소리'는 선거 때만 울리지 않았다. 지난 동학혁명, 일제시대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80년 5.18을 거쳐 87년 6월항쟁, 노동자 농민들의 생존권 투쟁에서도 광주는 '개벽'을 토해왔다. 이처럼 광주사람들은 올해 12월19일을 앞두고 소박하지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역사의 장정을 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일부 정치모리배들이 그 몫을 가로챌 것을 알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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