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정국읽기-'단일화'에 매몰된 '정치개혁'
후보단일화 정국읽기-'단일화'에 매몰된 '정치개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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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다듬고 있는 중이다. 선거가 시작되면 발표 할 것이다." 지난 18일 민주당 광주시지부 현판식 당시 강운태 시지부장이 밝힌 내용이다.

이날 강 의원의 발언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터져 나온 광주시민들은 단지 12월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재창출에 단순한 지지로 동원되기보다는 이 지역의 정치변혁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여론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민주당 광주주시지부는 지구당 운영의 투명화에서부터 의사결정구조, 당원자격과 당비 납부, 일부 비리정치인 청산에 이르기까지 이렇다 할 정치개혁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대 자체가 무리하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어 민주당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은 12월 대선정국에 편승해 호남인들의 정치개혁의 요구는 애써 무시한 채 오직 대선후보에게 '눈도장 찍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당독점체제 '넘어야 할 고개'
지구당 운영에서 인적 청산까지 '산적'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개혁방안 없어


후보단일화 타결을 두고 광주·전남지역에서 잠시 가라앉은 듯 했던 정치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대학생에서부터 노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성별을 떠나 정치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오는 12월 대선을 맞는 호남인들의 정서는 또 다른 민주당의 일당독점구도에 갇히는 정치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친민주당 정서가 강한 지역민들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에 대한 단순한 선택의 게임이 아닌 민주적 국가경영과 함께 이지역의 정치구도에 획기적인 변혁을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12월 대선에서 승리와 함께 호남정치 변화'를 동시에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지역민들는 후보단일화를 두고 "대선 과정에서 보여줄 일부 정치인들의 기회적 작태가 눈에 선하다"며 "또 다른 정치개혁의 높은 벽"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40대 후반의 한 시민단체 간부는 "12월 대선에서 이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마치 자기들이 다 만들어 놓은 후보지지 바람과 여론인 냥 앞장설 것이 뻔하다"며 "이 지역 출신들에게 정치개혁을 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후보단일화 고개를 넘은 호남인들에게 '12월 대선과 호남정치 변혁과제'는 또다시 넘어야 할 고개로 다가온다. 지역민들이 개혁정권의 탄생을 바라고 있는 동안에 일부 지역정치인들이 특정후보 지지를 내세워 2004년 총선 조직구성에 혈안이 되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들은 개혁정권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1년6개월 뒤의 총선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역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후보단일화 이전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은 채 눈치보기로만 일관해왔던 것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은 지역민들의 민심을 정치개혁열망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여전히 '민주당 텃밭', 'DJ향수지대'로 읽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일부 정치인 아전인수식 해석 '불보듯'
대선을 지역정치개혁의 절호 기회로


한 지방의원 출신은 이를 빗대 "광주사람들이 아무리 민주당을 욕해도 선거 할 때는 2번을 찍고 있다"며 "'자동 2번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친민주당 정서의 완고함을 설명했다. 이 말은 "광주전남에서 아무리 정치개혁, 인적청산을 해봤자 민주당을 넘어서지 못 할 것"이라는 것으로도 읽혀진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소속 당원들과 지역민들은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 출신 의원들과 각 지구당 개혁요구가 높았음에도 변화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지구당 위원장들의 일방적인 의사결정구조, 지구당 운영비 비공개, 간부 인선의 독점화, 각 조직체계 운영 비현실성, 일부 당원의 자격 및 당비 납부준수 등" 전반적인 지구당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한 지방의원 출신 민주당원은 "위원장 개인을 위한 사당화가 아닌 민주적인 운영과 투명한 의사결정구조가 이뤄질 때 당원들의 소속감은 물론, 정치예비생들이 지구당을 찾을 것"이라며 "현재의 구도로는 광주지역 민주당 지구당에 좋은 인재들이 찾아 오기는 아려울 것"이라고 내부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정치개혁은 길은 멀고 산적해 있음에도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과 민주당은 '먼 산 바라보듯'하고 있다. 12월 대선에서도 후보단일화 바람과 '민주당 텃밭', '자동2번'의 정서에 안주하며 내부비판과 개혁을 통한 정치개혁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듯하다.

여기에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기회주의 속성을 드러낸 일부 국회의원들의 정치행태도 구태의연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12월 대선을 이용해 특정후보의 명분을 이용해 재기를 노리는 일부 퇴물정치인들의 등장도 지역정치를 더욱 후퇴 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선은 3주를 남겨두고 있다. 12월에 광주전남인이 던진 한 표는 결코 지역출신 일부 정치인들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 정치개혁을 바라는 한 표일 때 지역정치의 희망도 후보단일화의 긍정성도 살아 남을 것이다. 민주당 광주시지부의 정치개혁 방안을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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