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관광상품화의 위험성
문화 관광상품화의 위험성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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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기 동안 관광의 소재는 자연자원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문화자원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추세가 크게 일고 있다. 문화를 관광자원화 하려는 시도는 유럽과 같은 관광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자연자원을 관광의 소재로 개발을 거듭한 끝에 더 이상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개발이 한계에 달한 유럽이 그 대안으로서 무한개발을 할 수 있는 자원으로서 찾아낸 것이 문화관광인 것이다.

관광은 독특성과 신기성 그리고 차별화를 중시한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문화관광이다. 그 지역의 삶의 흔적인 문화는 수천년간 그 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모든 것이 배어 있어서 다른 지역으로서는 도저히 흉내낼수도 없고 또 흉내낸다 하더라도 그저 겉모습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경쟁우위에서는 가장 빠른 길이고 주위에 얼마든지 널려 있는 무궁무진함에 그 매력이 있다.

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게 되면 기존의 전통문화를 복원시키고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지역주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

자연 중심 관광의 대안, 문화

그런데 문화를 관광자원화 하는데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 지역의 문화가 진정한 의미에서 독창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독창성이란 외적 이질성과 내적 동질성을 갖추고 있어서 타 지역의 문화와 뚜렷하게 차별화되 있다는 의미이고 그것을 평가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상품화가 가능한 수준의 차별화 여부는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섬세한 문화적 감각과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지닌 소위 문화적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문화적 문외한들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그 차이를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그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지역이 예향의 도시니 문화의 도시니 하며 문화적 우월성에 대해 신봉하고 있으며, 그것은 시민들의 자긍심이나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관광상품화란 차원에서 보았을 때 과연 광주에 문화적 독창성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같은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곳, 단일민족이 살고 있고 단일문화를 가진 곳이란 거창한 말들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일부 문화적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이 땅에서 태어나서 성장하고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마저도 겨우 느낌으로 그 차이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미세한 문화적 차이를 두고 독창성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전통문화는 지속가능한가?

설사 문화적 독창성을 갖추고 있어서 이를 상품화할 수 있을지라도 우리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위험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문화자원을 관광상품화 하는 것은 문화적 식민주의를 초래할 위험성을 안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부분 문화적 관광자원에 의존하는 지역이 관광객 송출국들에게 문화적 동화를 당하기 쉽상인 것은 이미 일반화된 상식이다.

게다가 관광객들을 통해 유입된 문화와 고유문화간의 교류를 통하여 지역의 문화적 고유성이 사라져 가는 문화의 보편화 현상도 막을 길이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전통문화의 왜곡현상인데, 전통문화는 타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 이해하기 부분이 있고 이 때문에 전통문화를 있는 그대로 상품화 할 경우 유인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관광상품화 과정에서 방문객들의 시각에 맞추어 문화를 변형시키므로서 유인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적 자원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문제이며, 최소한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문화의 관광상품화에 앞서 문화적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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