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탈, 아프리카 흑단 특별전’...영암왕인문화축제에서 만나요
‘세계의 탈, 아프리카 흑단 특별전’...영암왕인문화축제에서 만나요
  • 이형권 기자
  • 승인 2024.03.29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비한 아프리카의 세계로 초대...피카소 등 야수파 영향
영암군 왕인박사 유적지에서  ‘세계의 탈, 아프리카 흑단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사진=시민의소리]

100리 벚꽃길로 유명한 영암군 왕인박사 유적지에서 신비한 아프리카의 세계를 보여줄 ‘세계의 탈, 아프리카 흑단 특별전’이 ‘2024 영암왕인문화축제’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목재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흑단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각양각색의 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전으로 영암군은 한국청소년인권센터 강병연 이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흑단조각 30여점과 탈 100점을 전시한다.

흑단은 지구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목재들 중 가장 비싼 나무로 주요 산지인 탄자니아에서도 원목 상태로는 국외 반출을 엄히 규제하는 국제 보호수종이다.


아프리카인에게 흑단은 액운을 물리치는 불운이나 재앙을 쫒는 마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다.

탄자니아 마콘테 부족은 단단한 흑단을 사용해 부족의 삶과 역사를 흑단에 조각하며 토속 신앙을 담았다.

남녀간의 사랑은 마콘테 부족에 있어서 중요한 주재로 언초적인 욕망을 순수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돋보인다.

또한, 인간과 정령, 동물이 뒤섞인 조각품은 자연과 신을 숭배하는 마술적인 힘을 보여준다. 

현대미술가들에게 아프리카 조각이 가진 파격적인 단순성과 생명력, 원시적인 자연미는 많은 영감을 주었으며, 피카소로 대표되는 입체파와 마티스, 블라맹크 등의 야수파 화가들에 대한 영향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 조각과 마티스 조각에서 보이는 인체의 표현이 비슷한 이유이다.

특히, 마콘테 부족의 흑단 조각은 모개사회의 특징인 다산을 상징하고 있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론에 고심이 많은 영암군에 좋은 기운을 가져다줄 기획전이란 기분 좋은 해석이다.

‘탈’은 탈 속에 얼굴을 감추고 신분 노출을 숨기는 행위로 일탈을 상징하거나 갈등을 해소하고 욕구를 분출하는 전 세계 모든 민족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이다.

풍자와 해학,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외면을 담아내는 탈은 현대에 이르러도 꾸준히 변천하고 있다.

탈에 담겨 있는 사회문화적 의미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창의적, 역사적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한국청소년인권센터 강병연 이사장은 지난 30여년간 흑단 조각 작품과 세계 탈을 500여 점을 수집해 영암군 금정면 신유토 마을에 보관 중이다.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세상밖 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을 내놓은 강병연 이사장은 “신비로운 아프리카 문화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전시관을 마련해 많은 관람객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4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전통과 현대의 가치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으로 영암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암군 왕인박사 유적지에서  ‘세계의 탈, 아프리카 흑단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사진=시민의소리

이번 축제는 '시공초월 : 왕인의 문화, 빛이 되다'를 주제로 100리 벚꽃길과 왕인박사유적지, 상대포, 구림마을 등에서 열린다. 왕인박사의 업적을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문화·예술·전시·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왕인박사는 백제 근구수왕 때 박사로 일본에서 백제에 학자를 보내줄 것을 청하자 일본으로 건너가 논어 등의 유학을 전해준 일본 문화의 원조인 학자이다.

영암군은 왕인박사, 도선국사, 최지몽 등의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한 만큼 봄나들이로 아이들 손잡고 찾아가면 좋을 듯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