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 먹고 사는 문제 절실한데…‘되는 건’ 별로 없네
김영록, 전남 먹고 사는 문제 절실한데…‘되는 건’ 별로 없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7.28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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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27일 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백화점식 정책’ 발표
구체화,실현 가능성 없어 ‘그림의 떡’ 불과
​​​​​​​장밋빛 청사진으로 도민들에게 ‘희망 고문’줘선 안돼
金, 리더십 부재와 포퓰리즘 행정도 '한몫'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비전이라도 깔끔하게 미무리 짓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전남 22개 시군을 돌며 추진하는 김영록 지사의 도민과의 대화/전남도

27일 전남도가 내놓은 정책을 보면 이 구슬, 저 구슬 들먹이며 백화점 식으로 나열만 했지, 제대로 될 게 없다는 의구심이 섬뜩하게 밀려온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는 줄어들고, 낙후지역이라는 오명 속에 도민들의 바람은 미래 먹거리에 온통 관심이 쏠리는데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다는 점에서다.

이런 절박감 속에 정부가 땅도 주고, 국비도 대주겠다면서 지정한 반도체 및 소·부·장 특화단지 12곳 중 유독 전남도만 끼어들지 못했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얘기다.
정치권은 물론 도민들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 하나 따오지 못한다면 전남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고 수군거리고 있다.

전남도가 그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 차렸는지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첨단전략산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것도 김영록 지사가 나서 중치대한 국가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 실책을 사과한 후 정책을 발표한 게 아니라 정무부지사를 내세운 것은 도민을 우롱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도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언급한 이차전지·첨단바이오·해상풍력·데이터클러스터·반도체 등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다면 김 지사가 직접 나서면 될 터인데 그러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없어서 일까, 쑥스러워서 일까...
알쏭달쏭하다.
장밋빛 청사진 대로만 된다면 전남은 대한민국, 아니 세계에서 잘사는 지역으로 탈바꿈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김영록 지사가 지난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 들어와서 추진한 정책을 보면 지지부진하거나 새로울 게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발표한 첨단산업 정책도 용두사미가 될 우려가 크다.

정책별로 하나씩 조목 조목 짚어보자.
우선 전남도는 광양만권에 오는 2030년까지 15조원 규모의 이차단지를 중심으로 한 특화단지를 유치할 계획이다.
180만평은 국가산단으로, 45만평은 도비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면피용 발표’와 다를 바 없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소·부·장특화단지 신청을 요구할 때는 먼 산 보고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플랜을 발표한 것은 동부권 주민들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게 아닐런가 싶다.
현재 주가가 폭등하고,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포스코 그룹의 이차전지가 한창 뜨고 있고, 타 지역 보다 경쟁력이 있는 앵커기업과 전문업체, 기술력 을 갖추고 있음에도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커다란 실책이 아닐 수 없다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함평 빛그린산단에도 20만평의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조성하겠다는 발표가 구체화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본다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발상도 미덥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는 데이터센터클러스터,기업도시 RE100(재생에너지 100%) 데이터센터, 첨단바이오산업, 무안국제공항과 화순전대병원 연계한 비대면 스마트 진료 시설, 목포 신항에 세계 1위 해상풍력 터빈기업인 베스타스 공장 설립, 그리고 광양-KT, 순천-NHN, 해남-TGK, 장성-카카오 등 수많은 정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전남도가 이러한 정책들을 발표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제대로 추진하거나 마무리 된 게 별로 없다는 데 있다. 하나라도 야무지게 추진해달라는 비난 여론은 그래서 나온다. 

민선7기인 2019년 7월 새천년 정책이라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가진 블루이코노미노미 비전 선포식 /전남도
김영록 지사가 민선7기인 2019년 7월 새천년 정책이라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가진 블루이코노미노미 비전 선포식 /전남도

김영록 지사 민선 7기 때 발표한 블루이코노미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헬기를 타고 한전 사옥에 내려 야심차게 발표한 블루이코노미 정책은 이후 실현 가능성은 고사하고, 이제는 없던 정책으로 유야무야 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전남을 천지개벽 하듯 변화시키겠다는 김 지사의 경제정책은 이제 빛이 바랜 지 오래됐다.
구체적 실현가능성이 없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을 주었다가 아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면 이를 지켜보던 도민들에게는 ‘희망고문’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전남도의 묵은 현안이 제대로 처리된 것도 없다.
전남 의대 유치, 한전 공대를 포함한 에너지 특구, 무안공항 이전, 광주 군공항 이전, 남해안 개발 등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국가 주도 공모 사업에서도 판판이 떨어지고 있다.
230만 범도민 서명운동을 벌인 방사광 가속기 유치 실패는 물론 지난해에는 방사능 방제센타마저도 부안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당연히 영광에 원자력발전소가 6기나 가동되고 있기에 원전 사고 발생 시 지휘본부 역할을 할 광역방사능방재센터를 가져와야 함에도 그러질 못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따라서 전남도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이나 '발표를 위한 발표'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되지도 않은 비전과 청사진은 도민 입장에서 보면 ‘희망 고문’에 다름 아니다.

구슬 조차도 꿰지 못하는 행정의 원인은 김 지사의 리더십 부재와 좋은 게 좋다는 포퓰리즘 행정에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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