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광주비엔날레 ‘방문객’으로 올까?
김건희 여사, 광주비엔날레 ‘방문객’으로 올까?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6.10 18: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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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 지난 4월7일 열린 개막식에 초청했다 불발
문화수도 품격·자긍심 높이고 지역균형발전 ‘학수고대’
“문화·예술에 정치 논리 덧씌워선 안돼” ‘여론’ 우세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비엔날레가 7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7월9일까지 열리니까 말이다.
1995년 처음 개최됐고, 이후 2년 마다 열려 올해로 14번째니까 28년이란 적잖은 시간이 흐른 셈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1일 ‘대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 특별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그 세월 만큼 문화수도 광주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국제행사로 발돋움했는지, 단지 그저 광주라는 동네 행사에 그쳤는지에 관한 평가는 접어두고 싶다.
보는 사람의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다르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비엔날레는 ‘그들만의 잔치’로 변하다 보니, 그냥 때가 되니 시계 추 처럼 행사를 치르는구나 라는 단순한 생각이 미안스럽게도 떠나질 않는다.

이렇게 낮은 호응 속에 강기정 광주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초대한 것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문화발전과 비엔날레 확장성에 바탕을 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개막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겠지만...
명색이 윤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이 크다는 김건희 여사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강 시장의 초대를 받았다고 해서 쉽사리 “네...”하고 곧바로 광주를 방문한 것도 정서상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았을게다.

더욱이 한 시민단체가 특검과 연계시켜 김 여사 방문을 반대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팬덤 지지층인 ‘개딸’들이 강 시장을 “수박·배신자”프레임을 씌워 쏘아부치는 상황에서 설사 김 여사로서는 오고 싶은 마음이야 꿀떡 같다 하더라도 점잖게 거절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개딸과 특정 시민단체가 세계적 문화행사에 정치색을 입혀, 그것도 시민들이 뽑아준 광주시장의 정중한 초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지난 30여년 동안 광주시민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고 텃밭을 만들어 주었으나 이것만은 꾹 참았었다.
“너희들이 광주·전남을 위해 ‘미래 먹거리’하나 제대로 장만해준 게 뭐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광주시민들은 민주당도 좋지만 지역발전 차원에서 국민의힘에게 일정 지분의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드러내놓고 자기 의중을 내 보이기도 했다.
더 냉정하게 말해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싫어 윤석열 후보에게 표심을 바꾼 사람도 있었다.

왜 철이 지난 대선 얘기를 꺼내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겠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걸핏하면 대구를 방문하거나 부산 지역 대선공약만 챙기고 있는 걸 보면 광주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런 지역발전을 위한 연장선상에서 김건희 여사의 광주 방문을 반대했다면 좋겠지만 단지 진영논리와 정치 색깔로 들이댄다면 옹졸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광주비엔날레 전시 작품

그러던 차에 최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IT 분야에 관심은 많지만, 문화예술 분야엔 별로라고 생각했던 후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본보 4월6일자 “강기정, 비엔날레 구애에 김건희 ‘광주’올까” 라는 제하의 기사가 문득 생각나 연락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
“김건희 여사 광주 언제 오느냐고... 비엔날레가 곧 끝나가는 마당에 가능성이 있느냐”고 말이다.

왜 그렇게 관심이 많냐고 했더니, 그가 하는 소리가...
"만약에 온다면 만사 제쳐두고 김 여사 얼굴을 보러 가고싶다“는 얘기였다.

그렇다면 그 후배처럼 시민들이 김 여사의 광주방문을 환영할까 라는 궁금증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공통적인 반응이 나왔다.
”문화·예술 분야는 이념이나 정치색을 덧칠해서는 안된다. 순수성 그 자체로 봐야 한다“는 대목이었다.
광주에서는 제일 큰 문화행사인 비엔날레를 열어놓고 누구는 오고,누구는 오지말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편협하고 속 좁은 생각일 뿐이다..

어떤 사람은 광주아시아문화전당이 옛 전남도청 지하에 들어선 이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찾아오는 방문객 마저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한 만큼 비엔날레를 통해서라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A1인공지능도시다, 반도체 특화도시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헛구호에 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수도 이미지를 살리려면 제4차산업시대에 걸맞게 문화와 A1,반도체 등 3가지를 융복합 시키는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데 광주시가 그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따로 따로 행정’을 하니까 답답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가 혹여 광주에 온다면 기획,전시,홍보,문화 상품화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만큼 이런 광주시의 미진한 부분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점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문화예술분야에 종사한 만큼 여기에 경험과 조예가 있는 분들은 물론 가능하다면 주한외국대사 부인들과 함께 동행한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강기정 시장으로서는 광주만이 갖고 있는 문화예술의 장점과 특징,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광주시에서 꼭 필요한 사항을 피력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마치 광주비엔날레를 첫 창설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당시 대권에 도전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에 왔을 때 아시아문화전당을 지어줄 것을 건의해서 대선공약에 반영했던 것처럼 말이다.

김건희 여사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하더라도 광주가 문화수도로서의 자긍심과 위상에 걸맞는 도시 이미지를 비엔날레를 통해 보여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비록 김 여사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처럼 환대를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광주시민들은 예술적 끼와 손재주, 머리가 좋기 때문에 그런 인재를 잘 키워낼 시스템과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국가발전과 문화예술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닌가.

과연 김 여사가 ‘올까’ 아니면 ‘초대를 거절할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 속에 ‘방문객’이란 시를 읊조려 본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그의 과거와/현재/그리고 미래와 함께/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이 강조했던 것처럼 바람처럼 세심한 손길로 한 사람의 삶의 갈피를 더듬어보고 기꺼이 보듬는 마음이라면 ‘필경 환대’를 받게 될 것이다.

김 여사의 광주 방문이 이뤄져 문화예술을 매개로 광주는 물론 국토균형발전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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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진 2023-06-12 10:39:31
    꼭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