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년들 “차라리 군대 먼저 갔다 온다”
코로나 청년들 “차라리 군대 먼저 갔다 온다”
  • 이길연 기자
  • 승인 2020.12.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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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올해 육군입대 지원 전년 대비 24% 증가
경제난에 알바 자리, 학업 전념 어렵고 군 훈련 축소도 영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뭔가 해보려고 해도 되는 게 없다. 차라리 빨리 군대에 갔다 오는 게 낫겠다.
최근들어 군대로 향하는 광주·전남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애기다. 

젊은 청년들의 신병교육대 입소 현장
젊은 청년들의 신병교육대 입소 현장

경제난에 아르바이트마저 구하기 어렵고, 해외 유학이나 여행은 물론이고 학업에 전념하기 또한 어렵다 보니 군 입대를 선호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광주지방병무청은 28일 현재 올해 입영을 지원한(올해 4월~내년 3월 입영) 광주·전남 청년들은 육군 1만1497명, 해군·해병 2905명, 공군 3652명 등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육군(9269명)은 24.0%, 해군·해병(2290명) 26.8%, 공군(2912명) 25.4%로 각각 늘어난 수치다.

입대 경쟁율 또한 두드러져 올해 4~12월 입영을 위해 지난 1~9월 모집을 마감한 육군 지원병(3919명 선발 7322명 접수)의 경우 1.86대1, 해군·해병(1086명 선발 1922명 지원 )은 1.76대1, 공군(1048명 선발 1978명 지원)은 1.88대1을 기록했다.

내년 1~3월 입영을 하기 위해 올해 10~12월 접수한 광주·전남 청년들은 육군 4175명, 해군·해병 983명, 공군 1674명이다. 12월 지원자 선발은 내년 1월 26일에 발표한다.

이같은 입영 지원자들의 증가는 코로나 확산으로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 등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스트레스가 커졌기 때문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들의 주요 경제활동인 아르바이트 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 또한 군 입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대학생 정모(21)씨도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주변 친구들도 이왕 갔다 올 군대 빨리 가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군대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이유로는 대학 새내기들 사이에서는 멋진 캠퍼스 생활 보다는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져 ‘이럴 바엔 차라리 군대라도 빨리 다녀오자’라는 분위기도 한몫 거들고 있다.
더 더욱 코로나로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같이 외국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 있다.

내년 3월 입대를 앞둔 20살 김 모씨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에 갔겠지만 동기, 선배 얼굴도 모르는데다 수업도 만족스럽지 않은 대학 생활을 더는 하기 싫다"며 "동아리 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 취업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길이 거의 막혔다. 그럴 바엔 차라리 군대를 빨리 제대한 뒤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취업을 빨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전남대 게시판에는 ‘대학생활도 누릴 수 없고, 자격증 시험도 없어지는데 차라리 군대나 빨리 다녀오자’, ‘20학번들은 학교 생활 한번도 못해보니 차라리 바로 군대 가는 게 낫다. 21학번도 차라리 지금 가야 한다’라는 글들이 올라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군 훈련이 줄어든 것 또한 입대를 결정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국방부가 ‘군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신병교육대 훈련이 입소 후 2주간은 주둔지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훈련이 간소화 될 때 빨리 다녀오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에 지원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군 입대를 계획 중인 대학생 김모 씨(24)도 “군대에 있는 친구가 대규모 훈련들이 코로나로 취소되고, 신교대 훈련도 간소화됐다고 했다”면서 “이왕 갈 군대, 편할 때 가자는 친구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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