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선녀와 팥죽 할머니
집나간 선녀와 팥죽 할머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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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농사짓는 시골 노총각이 장가를 못가고 있다가 숲속에서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봤다. 서울 하늘위에서 내려온 깍쟁이 선녀도 있고, 부산 하늘위에 서 내려온 다방아가씨 선녀도 있고, 흑룡강가 하늘 위에서 내려온 조선족 선녀도 있고, 현해탄 건너 통일교따라 내려온 일본 선녀도 있었다. 시골 노총각은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선녀 원피스 한벌을 숨겨 하늘로 오르지 못한 선녀와 결혼을 했다.

요새 여자들 같지 않은 선녀 마누라는 시부모하고 같이 한집에 살면서 농사 일이면 농사일, 바닷일이면 바닷일, 부엌일이면 부엌일 안하는 일이 없었다. 애도 쑥쑥 둘이나 낳았다. 그런데, 선녀는 지쳐버렸다. 뜨거운 뙈약볕에 몸이 우두둑 쑤시도록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갔다.

집안의 온갖 일을 다해도 늘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며느리 신세였다. 아들을 하나 낳아야 한다고 닥달당하고, 빨리빨리 못한다고 욕먹는 일도 많았다. 아이들은 들판에서 방치되었고, 제대로 교육시켜주는 곳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세 번째 아이를 낳았다.
"나, 돌아갈래!"
선녀는 집을 나갔다. 안타깝지만 아이 셋을 놔두고......

#이야기 둘.
팥죽 할멈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팥밭을 메고 있다. 그 때 등 뒤에 호랑
이가 나타났다. "할멈! 할멈을 잡아먹으러 왔다"
"그럼 이 팥밭을 누가 메누?"

위의 두 이야기는 현재 농촌의 이야기다.
"엄마! 그래서 선녀랑 나뭇꾼은 어떻게 됐어? 팥죽 할멈은 어떻게 됐어?"
이야기 좋아하는 우리 5살박이 아기가 궁금해 하겠지?

옛날 이야기의 특징은 교훈적이다, 결론은 권선징악이고, 행복하게 끝난다고 했다. 위에서 그린 현재의 이야기도 교훈이 숨어있다. 또 권선징악이 있을 것이다. 또 행복하게 끝나야 한다. 다만 여성이나 농민처럼 약한 자가 무조건 희생하고 참는 식으로 해결이 나면 결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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