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와 친구하는 아이들..."
"배롱나무와 친구하는 아이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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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1회용이 아닙니다."
"지구는 한번 쓰고 버릴 1회용이 아니라, 자손 만대까지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원입니다." 라고 시작된 어느 뉴스 해설가의 이야기가 오늘따라 참 크게 들려 왔다.


달리는 차 속에서 뉴스를 들으며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지만 왜 오늘따라 그 뉴스가 그렇게 크게 들렸을까? 아마도 그것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자연 그대로의 숲과 그 곳에서 품어져 나오는 맑고 깨끗한 공기가 있는 즉, 자연모습 그대로 어울려진 그런 환경 속에 자리한 학교로 옮겨와 근무를 하게된 탓일까?


실은 금년 3월1일자로 발령을 받고 오늘이 열흘째 되는 날이다. 우리 학교 오기 전에는 상무지구에 있는 한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그 곳은 비행기 소음 방지를 위해 시범적으로 설계하여 냉난방, 소음방지 시설이 되어있는 최첨단 건물로 이루어진 학교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학교에 근무할 때보다도 그러한 시설과 학교 환경이 마음에 들고 또 만족하면서 근무를 하였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그 학교에 근무하고 있을 때에도 똑같은 뉴스를 들었다면 이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프랑스 격언에 '보다 더 좋은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의 적이다.'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지금의 좋은 것에 젖어 있다보면 보다 더 좋은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만족하여 안주해 버려 오히려 뒤떨어 질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


아마 그냥 듣고 넘겨 버릴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나는 우리 학교에 와서부터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참으로 좋은 자연 환경 속에서 때묻지 않은 우리 아이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이 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성된 학교 부지, 교문부터 펼쳐지는 아름드리 서 있는 소나무며, 포장되지 않은 교문 통로, 규격화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백일홍(배롱나무), 히말라야삼나무, 플라타너스, 대나무와 측백나무로 조성된 생울타리와 그 사이에 노란 꽃봉오리를 막 터뜨리려고 준비하고 있는 개나리 등 너무 너무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내 마음에 든다. 조용히 내 자신에게 약속을 해 본다.


'이 좋은 환경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잘 살고 있는 나무를 함부로 옮기는 일이나, 자연스레 뻗어있는 가지를 전정 하는 일, 차를 위해 콘크리트로 길을 덮어버린 일 등 인위적인 자연 환경을 변형시킬 일은 하지 않겠다고...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은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면서 자연과 같이 어울려 살수 있는 곳이다. 이런 자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배우면서, 자연의 지혜를 깨닫게 할 수 있도록 지금의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가꾸겠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큰 뜻을 품고 높은 꿈을 가꾸며, 더 고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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